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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1,2차관

제1차관,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전파포럼 기조강연 (7.1)

부서명
정책기획담당관실
작성자
정책기획담당관실
작성일
2021-07-01
조회수
2793

감사합니다.


잘 알고 있는 분들 앞에 섰지만,
자리가 자리인 만큼 긴장은 됩니다.
오랜만에 뵙는 선생님도 계시고 해서 반가운 마음도 있습니다.
준비된 원고를 중심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오늘 전파포럼에 초청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한국 외교의 미래와 외교 유연성’이라는 주제로
학자로서, 지금 현장에서 뛰고 있는 외교차관으로서
제 나름의 경험과 단상을 공유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지금의 ‘코로나 시대’를 규정짓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아마도 불확실성(uncertainty)일 것입니다.


코로나가 엄습했을 때 국가들은 국경을 봉쇄했습니다.
민족주의와 보호주의가 전 세계를 휘몰아쳤습니다.
글로벌 공급망은 매우 훼손되었습니다.


이러한 손실을 신속히 복구할 수는 없으나,
세계는 이전과는 다른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선진국’들이 정의해왔던 세계 질서에서,
이러한 위기를 슬기롭고 신속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글로벌 ‘선도국’들에 의해,
세계 질서가 새롭게 재정의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삼기 위한 한국의 노력들이
최근 일련의 우리 외교에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를 보고드리고자 합니다.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외교 현장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5월말 한미정상회담과 P4G 서울 정상회의,
6월 G7 정상회의와 오스트리아, 스페인 국빈방문,
그리고 최근 한-SICA 화상 정상회의에 이르기까지
상반기 우리 정상외교는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정상행사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테마가 있는데,
바로 우리 대한민국의 어깨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대통령님께서도 말씀하셨고,
저도 미국, 중남미 등에 출장을 가서 직접 느끼는 것은
국제무대에서 우리에 대한 기대와 역할이 매우 높아졌다는 사실입니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디지털·신기술 선도국가,
또한 방역 모범국이자,
백신·의약품 생산 역량 세계 2위 국가로서,
이제 더 이상 주어진 국제질서를 일방적으로 수용하고 소비했던
빈약하고 서러운 국가가 아닌
새로운 국제질서의 적극적 생산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국력, 대통령님의 리더십, 정부의 행정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의 민주적인 시민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고 봅니다.

물론, 어깨가 넓어진 만큼 책임도 늘었습니다.
인류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역할에 대해서도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면서,
유연한 외교를 통해
높아진 우리의 국익과 위상을 지속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바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의 외교적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유연한 외교의 미래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우리 외교의 주요 근간인 한미동맹을 더욱 진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제가 표현은 진화라고 했습니다만,
영어로는 refine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습니다.

70년이라는 동맹의 역사성을 인식하고,
이제는 동맹을 서로 도움주고 도움받는 건전한 관계로
업그레이드 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5월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동맹이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명확하게 보여준 전례를 구성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우리만의 평가는 아닙니다.
제가 지난 달 미국을 방문하여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던 Wendy Sherman 국무부 부장관,
그리고 주요 외교안보 고위 인사들의 일치된 인식이었습니다.

그간 한미동맹이 한반도 문제라는
단일 이슈로 점철된(single-issue dominated) 체제였다면,
이제 한미 간 협력이 동남아·중미라는 공간 지평으로도,
전통안보·인간안보·경제안보라는 아젠다 지평으로도
모두 전방위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5.21 양 정상이 발표하신 공동성명 그 자체가
과연 21세기 포스트코로나 시대 동맹은
어떠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가 라는 새로운 프로토타입을
제시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는 양국의 이익 영역이 확대되었으며,
한반도를 넘어 보다 넓은
지역·세계 비전·이익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동맹이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서로만을 바라보는 동맹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맹으로 진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우리 외교의 지평을 계속 다변화하고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외교다변화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도 맞닿아 있는 원칙입니다.
우리는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대표적인 교역국가로서,
외교다변화는 우리의 번영과도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생존과도 매우 가깝게 닿아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시부터 4강 외교에 주력하면서도
우리 외교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강조해왔습니다.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이를 이행해왔습니다.

실제로 우리의 국가 역량이 높아진 만큼,
세계 각국은 우리나라와 협력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바로 우리의 신남방정책입니다.
이미 신남방정책은 대한민국의 對아세안·인도 외교정책에 있어
하나의 「Identity 이자 Brand」로 자리잡았습니다.

대통령께서는 현직 대통령 최초로
신남방 11개국 순방을 임기초에 완료하였으며
사람(people), 번영(prosperity), 평화(peace) 등 3P별 협력 증진을 통해
▴경제 ▴사회·문화 ▴환경 ▴보건 ▴해양 등
포괄적·전면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신남방정책과 역내 주요 파트너국가들과의 연계협력은
보다 촘촘하면서 확장된 협력외교의 가능성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일례로, 우리 외교부의 아세안국장은 지금 매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세안국가들과의 협력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 및 유럽 주요국들이
신남방정책과의 연계협력에 대한 관심을 표명해오고 있고,
이들 국가들과의 연계협력 강화를 위해
「국장급 아세안 정책대화」를 호주, 미국, EU 등과 진행하고 있습니다.
즉, 협력의 폭과 깊이를 더욱 내실화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또 다른 외교 다변화 노력은 중남미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중남미는 인구가 6.3억명에 이르고, GDP 5.2조불의 유망시장이자,
디지털, 친환경, 인프라,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생 협력의 기회가 많은 지역입니다.

중남미 국가들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디지털 뉴딜을 모범사례 삼아 협력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저는 중미 지역을 방문하여,
중미통합체제(SICA) 회원국 8개국들과 대화협의체를 개최하였고,
그리고 바로 그 직후 이어진 5.21 한미 정상회담에서
중미 북부 3각지대의 안정화를 위한 협력 확대를 선언하였는데,
이 지역 안정화가 필수적인 미국은 이를 두 팔 벌려 환영하였습니다.


또한 6월, 대통령님께서 스페인을 방문하신 계기,
한국은 스페인과 손을 잡고
중남미를 포함한 해외 건설시장에 대한
공동 진출을 확대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실제로, 그 후속조치로서 지금 이 시각 외교부 중남미 국장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스페인과의
對중남미 공동진출 전략을 함께 논의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은 세계 2위 건설 강국입니다.
또 중남미는 전체 해외건설 수주액의 20%를 차지하면서,
우리 해외 건설 수주 3위 지역으로 등극하였습니다.

그리고 불과 지난 주,
상반기 對중남미 외교의 대미를 장식하는
한-SICA 정상회의가 11년만에 열렸고,
양측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디지털·그린 뉴딜 협력을 강화키로 하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제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정부는 중남미 지역을 전략외교의 대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외연 확대는
최종적으로 글로벌 가치 외교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개최된 P4G 정상회의 및 G7 정상회의 참석이
그러한 우리의 노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P4G 정상회의는 우리나라가 주최한
최초의 환경 분야의 다자회의로서
70명에 가까운 세계 지도자들이 참석하여
서울선언문을 채택하였습니다.
이 선언문에 미국과 중국이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이 사실만으로도 국제사회가 많은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미·중의 협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2년 연속 초청 받은 G7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개도국들의 백신 접근을 위해 내년까지 2억불 기여를 공약하고
디지털·바이오 역량을 활용한 백신 생산허브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공약하였습니다.


민주주의 등 가치 중심의 연대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미얀마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서도
우리는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사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 있는 역할과 행동을 보여줄 것이며,
끝까지 미얀마 국민들의 곁에 설 것입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제가 여기저기서 많이 말씀드리곤 합니다.
그리고 강조하고 싶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노력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드린 외교다변화 관련 말씀이
한반도 분야의 발언으로 다 묻힐까 두렵습니다.
왜냐하면 정부는 한반도 문제뿐만 아니라
강조한 것과 같이 외교다변화, 우리의 이익 확대,
동맹의 진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부분을 강조 드리면서
정부가 취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노력에 대해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완전한 비핵화와 공고한 평화체제의 구축은
문재인 정부만의 과제가 아닙니다.
이는 국가적이고 민족적인 과제입니다.
좌우 편향을 떠나서 역대 모든 정부가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최우선 외교정책으로 추진해왔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해드리고 싶은 것은
對北 불신, 비핵화 의지 불신, 그리고 비관주의는
모두 건전한 정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난 30년 간 관여-협상-도발-재관여의 악순환이
지속되어 온 것은 사실입니다.
그만큼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불신과 비관주의가 아닌,
현실적이고 가능한 정책 하에서의
지속적인 대북 관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첫 해인 2017년 7월, 베를린 구상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중단
▴남북 접촉 및 대화 재개 등을 제안했습니다.
북한에 대해 긴장완화와 대화의 시그널을 당시에 보낸 것이었습니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희망적 사고’에 불과하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이 제안들은 모두 1년 안에 실현되었습니다.
현실적이었고, 또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한반도에서의 상황이 녹록치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한 되돌릴 수 없는 「틀과 구조」를 만들어
후임 정부에 넘겨주는 것이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아무도 이 프로세스에서 walk out을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상호 견인
▴신뢰구축 및 안전보장 조치와 비핵화 협상의 병렬적 추진
그리고 ▴재래식 분야 긴장 완화를 통한
비핵화 과정 집중이라는
중요한 원칙들이 담겨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이번 5.21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목표를 확인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외교 및 대화를 우선시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만, 여전히 시간은 남아 있습니다.
비핵화라는 뚜렷한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전진해 나갈 것입니다.

여기 계신 귀빈 여러분,
한국 외교는 감히 제가 말씀드리건대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에 대해 높아진 국제사회의 기대를
국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그리고 온전한 일상을 지속 향유할 수 있도록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외교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러나 현장에 있는 저로서는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외교안보전략을 세우는 일은
더 이상 외교부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관계부처가 있고,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같은 싱크탱크, 학계,
그리고 국민 모두가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자리는 상당히 좋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외교차관으로서 이렇게 길게
연설을 한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시면 자주 오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김기정 선생님께서 운영하시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월드 클래스 싱크탱크로서
수준 높은 보고서와 학술회의를 통해
우리 외교안보정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


만족도 조사 열람하신 정보에 대해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