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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국내언론

[기고] 유대인의 전통 음식규율 '코셔'

부서명
작성자
김일수 주이스라엘 대사
작성일
2012-07-25
조회수
8340

제목 : 유대인의 전통 음식규율 '코셔'

매체 : 문화일보

게시일자 : 2012.7.25

기사보기 : 기사원문




“우유를 먹고 1~2시간 후에는 고기를 먹어도 되지만 고기를 먹고 나서는 6시간 후에야 우유를 마셔야 한다.” 의사나 약사의 처방처럼 들리지만 이것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대인들의 특유한 음식규율인 코셔의 일부다.

코셔는 구약성서의 레위기에 주로 언급돼 있고 출애급기, 신명기에도 나오는 음식에 대한 구절을 바탕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왔다. “새끼를 어미 염소 젖에 삶지 말라.” “짐승들 가운데서 굽이 갈라져서 쪽발이며 되새김질하는 것은 너희가 먹을지니라.” “물에 있는 모든 것 중에서 이런 것들은 너희가 먹을지니, 즉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는 모든 것은 너희가 먹을 것이니라.” 등의 성경 구절들이다.

신명기에 나오는 새끼를 어미 염소 젖에 삶지 말라는 율법으로 유대인들은 고기와 유제품을 같이 먹을 수 없어, 이스라엘의 코셔 맥도날드에는 치즈버거가 없다. 고기를 먹고 우유가 없는 아메리카노는 먹을 수 있지만 카페라테를 마시는 것은 금기다.

코셔에 따르면 소를 도축할 때 고통 없이 하고 생명이 깃든 피를 먹는 것은 금기라 도축시 피를 빼고 소금에 염장을 하는 특별한 도축 방법을 쓴다. 또한 병든 것이나 죽은 것은 코셔 동물이라도 먹지 못하게 한다.

식물성 제품인 와인이나 올리브 기름도 코셔와 비(非)코셔가 엄격히 구분된다. 돼지고기 삼겹살, 해물탕, 장어구이에 식사후 믹스커피를 즐기는 한국인으로서는 이 음식들을 금기시하거나 제한하는 코셔에 대해 궁금해할 수밖에 없다. 성경 구절의 유래에 대해 묻는 것 자체가 정통 유대인들에게는 불경스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코셔 전통은 음식을 정결하게 조리하고 식재료도 인도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가르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사진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브네이 브라크의 ‘코셔’음식점)

물론 이스라엘 사람들이라고 모두 코셔를 철저히 지키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가장 뿌리깊은 생활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이스라엘은 연간 70억 달러 가량의 농산물을 수출한다. 워낙 농업 기술이 발달돼 방울 토마토 등의 원산지이기도 하고 감이나 귤 등은 품질이 좋아 가격이 좀 비싸도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의 농업 수출 액수가 생각보다 큰 이유는 해외에 거주하는 약 700만에 달하는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밖에서는 얻기 힘든 코셔 음식을 수입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코셔 식품을 청정 식품으로 간주하는 수요가 만만치 않은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어떤 식품이 소위 코셔 인증을 받으면 호사가들은 그 식품이 유기농법에 의해 청정하게 생산된 건강식품이라고 간주한다. 곡식을 키우는 데도 7년에 한 번은 휴경을 해서 땅을 쉬게 해 주고, 일부 곡식은 일부러 들판에 남겨놓아 어려운 이들이 가져가도록 하는 인도적 전통을 알고 나면 유대인들이 재배한 농산품의 건강성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코셔 인증이 고급·청정식품의 보증서라는 인식이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천일염이 코셔 인증을 획득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도 이스라엘 식품점에 가보면 튀김가루나 소주 등 몇몇 우리 제품이 진열돼 있지만 일본이나 중국 제품에 비해서는 아직 종류가 적다.

현재 이스라엘 내 한식당도 수도인 예루살렘을 빼고는 없는데, 다른 여러 이유도 있지만 코셔 인증을 받은 한식 식재료의 종류가 많지 않은 측면도 있다. 750만 명의 이스라엘 시장만 볼 때 코셔 인증 취득이 비용대비 효과가 작다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 세계시장에서 코셔 인증 획득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 식품의 코셔 인증 획득이 한식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높일 뿐 아니라 우리 농수산식품의 세계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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