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0&no=532151
2000년 10월 서울 코엑스에서 건국 이래 최대 외교행사였던 제3차 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ASEM)가 열렸다.
그로부터 정확하게 10년이 지난 지금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ASEM은 세계 GDP 55%, 인구 60%, 교역 63%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지역 간 협력체로 발전했다. ASEM은 우리나라 대외 교역량 중 60%, 국외투자 중 58%를 차지하며 4대 교역상대국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중요한 경제파트너이기도 하다. 4~5일 제8차 ASEM이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46개국 정상과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집행위원장, 아세안 사무총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다. 이번 정상회의는 `삶의 질`이라는 주제 아래 경제위기 극복 방안과 보다 효율적인 세계 경제거버넌스 설립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토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후변화와 환경보호 대응 방안, 해적, 핵무기 비확산, 테러 등 범세계적 문제는 물론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지역정세와 양 지역 간 문화ㆍ교육협력 증진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ASEM 창설 회원국으로서 지난 14년 동안 ASEM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왔다. 올해에도 동북아와 남아시아그룹 조정국으로서 의장국인 벨기에와 함께 정상회의 준비에 큰 역할을 해왔다. 더구나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G20 의장국으로서 세계 경제위기 극복 방안과 세계 경제거버넌스 수립에 관한 토의를 주도하게 된다. 나아가 이번 ASEM회의는 G20 서울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ASEM 회원국의 협력과 지지를 확보하는 자리다. 녹색성장 선도국가로서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GGGI) 활동을 소개하고,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주최국으로서 핵 테러 위협 감소는 물론 해적 퇴치를 위한 협력 방안 등 다양한 국제 현안에 대해 회원국들과 정책 공조를 강화할 것이다. ASEM은 그동안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적극 지원해왔다. 이번 회의에서도 북한 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대북정책과 관련해 지지기반을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각 분야에서 ASEM 회원국 간 협력사업을 주도해 왔다. 이번 ASEM에서는 아시아ㆍ유럽 대학ㆍ연구소 간 R&D 협력 강화를 위한 아시아ㆍ유럽정보통신망(TEIN) 협력센터 설치뿐 아니라 ASEM DUO 장학사업 연장 등 우리가 제안한 사업이 정식 승인을 받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ASEM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벨기에를 공식 방문하고 한ㆍEU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한ㆍEU FTA에 서명한다. 이로써 지난 5월 서명된 한ㆍEU 기본협정과 함께 한ㆍEU 관계를 명실상부한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시킬 것이다. 세계적으로 통화전쟁이 격해지고 중ㆍ일 등 한반도 주변국 간에 갈등이 노출되는 이때 브뤼셀 ASEM 정상회의는 `글로벌 코리아 외교`가 그 진가를 발휘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서울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회의가 될 것이다.
[박용규 외교통상부 ASEM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