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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지역기구 인턴] 내 어릴 적 꿈을 위하여

등록일
2019-09-24 00:27:03
조회수
1068

지구청년 프로그램 체험 수기

이름

장성재

연령대

20대 중반

참여 프로그램

중남미기구 인턴

활동 기간

2018.01.18.~2018.07.18

활동 지역

워싱턴 D.C(미주기구)

지원 경로

외교부 국제기구인사센터 웹사이트

 

내 어릴 적 꿈을 위하여

 

내가 국제기구에 관심을 가졌던 계기는 부모님과 환경에 영향이 참 컸던 거 같다. 선교사님이신 부모님을 따라 머나먼 볼리비아에서 초등학교 4학년 때 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살았으며 부모님의 일을 도와드리다 보니 내 주변엔 한부모 가족 아이들, 1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서부터 임신한 아이들, 어떻게든 한 푼이라도 벌어보려고 신호등 앞에 잠시 서 있는 차들의 유리창을 닦아 주면서 돈을 요구하는 아이들, 하루라도 일을 하지 않으면 당일 먹을 음식이 없어 걷고 말할 수 있는 나이에서부터 연필보단 돌멩이와 과일을 운반하고 있는 아이들, 그리고 배가 고프거나 돈이 없어 물풀을 사다 냄새 맡으며 그 마약 성분에 취해 하루하루를 보내는 아이들로 가득 차 있었으며 그 아이들을 친구라 부르며 수년간 동고동락하며 지내왔었다. 물론 처음엔 나와 별다를 게 없는 친구들이라 생각하며 지내왔지만 나와 같이 놀고 학교를 다니던 친구들이 하나 둘씩 일이나 임신 때문에 사라지는 상황들을 보며 나와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과 같이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에 가득 찼었다. 그 때문에 여러 사람들을 돕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국제기구는 나에겐 너무 매력적인 곳이었고 그 때에는 구체적인 부서들이나 정확한 역할까진 알지 못했지만 언젠간 꼭 가서 일하며 내 주변과 그 외에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며 지내고 싶었던 자리였다.

 

물론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았다. 학부 졸업 즈음엔, 들어가기가 힘든 자리인 만큼, 이 길이 정말 내 길인지, 남을 돕는 게 목표라면 꼭 이 길이여야만 하는지에 대한 갈등에 시달렸고 그런 방황을 하던 찰나에 파견인턴을, 특히나 남미 지역을 중점적으로 두고 일을 하고 있는 국제기구에 파견 인턴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감사히 합격하게 되었다.

 

미주기구 (OAS)?

 

미주기구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기구로서 188910월부터 18904월까지 열린 제1차 범미주회의 (International Conference of American States)를 기원으로 서반구 (Western Hemisphere)에서 발생하는 분쟁과 전쟁들을 중재 및 해결하고 국가 간의 직접적인 의사소통과 무역 관계를 장려하고자 설립된 지역 및 국제기구이다. 처음 설립되었을 때의 이름은 미주공화국연맹 (International Union of American Republics) 이었으며 18개의 국가의 회의 참여로 설립이 되었고, 시대의 변화로서 오는 역할에 변화와 비중의 증가로 인해 1910년 제4차 범미주회에서 범미연맹 (Pan American Union)으로 발전하였으며 끝내 1948년 보고타에서 있었던 제9차 범미주회의에서 내린 결정으로 미주기구 혹은 Organization of American States라는 국제기구로 개칭하였다.

 

미주기구는 크게 6가지의 사무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사무국은 여러 부서로, 그 부서들은 하위 부서들로 나누어져 있다. 내가 근무했던 미주마약남용통저위원회 내외수요감소부서 (CICAD-Demand Reduction)는 각 회원국 내의 마약 (drugs), 국경 및 주요 인프라 통제 및 보안 (border and critical infrastructure protection), 공공의 보안 (public security) 그리고 초국가조직범죄 (transnational organized crime) 관련 문제들을 다루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회원국들의 마약 문제 관련 자료수집 및 분석 시스템 개선, 그리고 마약 재배자들을 위한 대체 수입 수단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위원회다.

 

업무의 시작 : 용어와의 다툼

 

사무실에 도착한지 불과 이틀만에 글로벌 마약 수요 감소 파트너 (Meeting of Global Drug Demand Reduction Partners)라는 회의가 진행 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그에 따라 아직 출입증이 발급되기도 전에 나에게 주어진 첫 업무는 회의에 참석하고 회의 내용을 요약해 팀원들에게 배포하는 것이었다. 1주일가량 진행됐던 이 행사는 수년간 이 분야에서 일하셨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그 전문성으로 인해 회의 내용에는 UTC (Universal Treatment Curriculum), TEAG (Treatment Expert Advisory Group), PROCCER (The Training and Certification Program for Drug and Violence Prevention, Treatment, and Rehabilitation)과 같은 나에게는 너무나도 생소한 약자들로 회의 절반이 구성되어 있었다. 나는 그 회의 내용을 전달해야 하는 역할이었기에 회의 중간 중간 쉬는 시간과 저녁 시간들을 활용하여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용어들을 암기하고 숙지하려 노력하였으며 그 덕에 인턴 생활에 더 빨리 적응 하고 추후에 더 큰 업무를 수행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두 번째 업무 : 웹사이트 개선

 

OAS 부서들의 웹사이트를 들어가 보면 바로 알 수 있겠지만,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 부서 웹사이트가 특히 그랬다. 내가 인턴생활을 시작할 때만해도 5~6년 넘게 업데이트되어있지 않은 정보가 수두룩했고 업데이트가 됐다 하더라고 효율적이지 않게 배치가 되어있어 정보 찾기가 너무 복잡한 형태로 구성되어있었다. 심지어 4년 전이였던 2014년도 웹사이트의 결과를 업데이트 하겠다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부족과 다른 업무들이 우선순의를 차지하게 되어 업데이트 할 수 없던 상황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따라 최대한 반복되고 불필요한 페이지들, 스페인어에서 영어로 어색하게 번역되어 있는 문구들, 장기간 업데이트 되지 않은 정보들, 그리고 링크가 깨져 사진과 문서들이 보이지 않는 페이지들을 일일이 캡처해 파워포인트 파일로 하나씩 정리하고 IT 담당자 분과 만나 수정 작업에 들어갔었다.

 

세 번째 : 후원자 찾기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업무는 기존 프로젝트들에 알맞은 후원자를 찾는 것이었다. 초반부터 여러 회의를 참석하고, 웹사이트 개선 및 사실 확인(fact-check)를 위해 정보 수집 및 검토를 하는 도중 발견한 사실은 미주기구나 위원회 (CICAD) 자금이 거의 온전히 회원국들의 후원을 통해 마련됐다는 사실이었다. 그중 2016년에서 2017년도에 정보로 봤을 땐 거의 90%가 미국 소속인 국제 마약 및 법집행국(Bureau of International Narcotics and Law Enforcement Affairs INL)에서 나오는 투자였고 5% 정도는 캐나다, 1~2%는 멕시코 그리고 나머지 금액은 특정 중남미 국가들이 각각 1% 미만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에 반면 유사 업무를 하는 유엔마약범죄사무소 (UNODC)나 세계보건기구 (WHO)의 투자의 큰 비중은 비정부기구 (NGO)나 개인사업 (private organizations)을 비롯한 자발적인 투자에서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정보를 토대로 후원 요청 가능한 기구들 목록을 작성하였으며 그 목록이 유용하다 판단이 되어 다른 부서의 상사님들과 위원회 (CICAD)의 대사님 앞에서 발표할 기회를 가졌으며 실질적으로 후원요청 제안서를 상사님과 같이 작성할 수 있는 기회와 Prevention of Human Rights Infringements as Pretext to Substance Usage Treatment (PHIT) First Responders' in Assessing Situations of Treatment (FAST)이라는 새로운 프로젝트 제안을 할 수 있는 기회 또한 가졌다.  

  부서 상사 및 위원회 대사앞 발표

인턴을 마치며

 

6개월이라는 인턴기간은 나에겐 도전에 자리였고 열정을 다시 불태울 수 있는 배움에 자리였다. 인턴 출발 전엔 진로에 대해 갈팡질팡하며 불확실에 가득 차 있었지만 6개월 중 3개월을 자처해서 야근할 정도로 배우고 싶은 것은 많이 자리였으며 내가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에 재미를 다시 붙일 수 있게 해주는 감사한 자리였다. 한 자리에 같은 꿈과 목표를 가지고 실질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그 누구도 비난과 비판이 아닌 동등한 배움에 자리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들어주는 그런 자리가 이 인턴 자리이기에 그런 결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생각한다.

 

마무리 지으며 앞으로 지구청년 및 해외진출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무조건 도전하라는 것이다. 특히 불안과 불확실에 신청할지 말지에 대해 갈팡질팡한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이라면 혹은 앞으로의 진로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단 한번 도전해 보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나에게 그랬던 것과 같이 이 프로그램이 그 어느 때보다 값진 경험과 열정을 불어 넣어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심장병 인식의 날 다차원보안사무국 전체 다른 인턴들과의 야외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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