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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광저우총영사관 파견

등록일
2017-05-22 21:21:12
조회수
2563

한예지
2016.7월~2017.1월 파견

가. 지원 동기


마지막 한 학기를 남겨두고, 취업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할 지 아니면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과 관련된 경험을 쌓아야 할 지 많은 고민을 하던 중, 외교부의 공공외교 현장실습원 파견 프로그램 공고문을 보게 되었다.       
대학 4년동안 전반적인 동북아 경제, 중국 경제를 배우며 동북아 지역의 주요 국가인 한국과 중국 사이의 역학 관계를 이해하고, 양국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싶은 꿈이 생겼고, 내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공공외교를 직접 체험하며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이상과 현실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지 제대로 직시하고 싶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외교를 체험하고 중국이라는 나라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이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지원하게 되었다.

나.현장실습원 정보

o 재외공관 소개 

주광저우총영사관은 2001년에 개설되어 중국 남부 연해지역인 화남지방의 광동성, 푸젠성, 하이난성과 광시좡족자치구를 관할한다. 광저우와 선전 등이 소재한 광동성은 인구가 1억이 넘고 GDP와 대외교역액에서 각각 1조 미불이 넘는 중국 1위의 경제∙인구 대성(大省)이자 중국 31개 성∙자치구∙직할시 중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대상 지역이다.
여권과, 비자과, 총무과, 정무과, 경제과, 문화협력과 등으로 구성되며 현장실습원은 문화협력과에서 근무하게 된다.
 
o 담당 업무


 - 주요 기사∙자료 번역
  행사가 없을 때, 주로 양성완보(羊城晚报) 신문을 보고 관심 있는 기사를 스크랩하여 번역하였으며, 영사님과 팀장님의 지시가 있을 시 해당 기사를 번역하여 제 시간에 제출하였다. 주로 광동성에서 개최되는 행사 관련 기사 스크랩과 번역이 주를 이루었으며, 사드 관련 기사 번역, 그리고 사드 관련 보고서를 작성했다.
번역 할 떄 주의해야 할 점은 단어 사용에 주의해야 하며, 특히 고유명사나 공식적인 행사명의 경우, 한글 표기법에 의거하여 정확하게 번역해야 한다. 또한 번역 시, 공관에서 따르는 문서 규정(글씨체, 글씨크기 등)이 있으니 규정에 따라 번역하면 된다.


 - 행사 보조
문화 협력과 소속으로 가장 중요한 업무는 인문 유대, 문화공연 행사 준비 보조이다. 사드 문제로 한중관계가 잠시 주춤해 11월에 계획된 광동 한국주간 행사가 취소되었지만, 본인의 경우 행사가 없을 때에도 중국 공연팀 검색 및 리스트를 정리 하였고, 행사가 있을 땐, 업무 협의 면담, 행사 주최 장소와 업무연락, 계획(안) 작성, PPT 제작, 팜플렛 내용 번역, 명패 제작, 귀빈 안내, 학생 공연단 관리 및 수행, 초청장 작성 및 송부, 참석자 조사, 참석 여부 정리, 리허설 및 본 공연 현장 통역, 사진 촬영, 주요내용기록 등의 보조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현지정보


o  주숙등기
중국도착 24시간 내에 거주지 근처 파출소에서 주숙등기를 해야 한다. 파출소마다 구비 서류가 다르며, 본인 같은 경우 여권, 집 계약서만 준비해 가면 됐다. 24시간이 지나 주숙등기를 신청 할 경우 벌금이 있으나, 중국 특성상 유도리 있게 넘어가면 벌금을 물지 않을 수 있다. 파출소 업무시간은 평일 09:00-17:00이므로, 불가피한 경우 영사님께 미리 말씀 드리고 다녀와야 한다.

o  은행
은행 계좌를 웨이신즈푸나, 즈푸바오에 연동해서 사용하면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처음에 중국은행에 가서 체크카드를 발급받으려 하였으나, 공무여권도 아닌 일반 여권에 공무비자를 발급 받아 체크카드 발급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래서 중국공상은행에서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핸드폰과 연동시켰다.
체재비는 월수구에 소재한 국민은행 통장을 통해 받을 수 있다. 공관 첫 근무 시, 총무과 행정직원과 국민은행에 동행해 위안화 통장 1개, 달러 통장 1개를 발급받는다. 통상 달러 통장을 통해 체재비를 받고, 광저우는 통장과 연동된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으므로, 직접 통장과 여권을 들고 평일 점심 시간에 돈을 찾아야 한다.

o  교통
 출퇴근 시 지하철을 이용했으며, 거주지와 영사관 통근 시간은 약 30-40분 정도였다. 왕복 6元(한화 약 1,000원)이 들고, 한 달에 15회 이상 이용 시, 교통요금이 50% 할인된다. 더불어 ‘MOBIKE’란 앱을 통해 QR코드를 스캔 하여 자전거를 타고 광저우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는데 30분에 5마오(한화 약 80원)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o  핸드폰
통신사 联通(롄통)을 사용했고, 주의할 점은 일반 대리점이 아닌 공식 대리점에 방문해 핸드폰 USIM을 사서 개통해야 한다. 최근 불법 개통과 대포폰 사용을 금지하기 위해 개통 여건이 까다로워져 외국인은 일반대리점에서 USIM을 구입할 수 없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본인은 영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중국행정직원분과 동행 하에 근무시간에 USIM을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었다. 6개월 단기 사용의 경우 통화 60분, 인터넷 약 1G를 76元짜리 정액제 통합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요금제는 본인의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하면 된다.

o  날씨
 중국에서도 남쪽에 위치한 광저우는 아열대성 기후이다. 여름에 기온과 습도가 높으며, 처음 도착했을 때 광저우의 날씨에 적응하지 못해 땀을 많이 흘렸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비가 시도 때도 없이 오니 외출 시엔 우산을 항상 소지하고 다녀야 한다. 여름이 지나면 가을과 겨울은 비교적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귀국 전까지 기온이 10도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었고 한국에서 가져 간 패딩도 단 한 번도 입은 적이 없다. 따라서 여름 옷을 많이 가져가고, 얇은 외투나 코트를 가져가길 추천한다.

라. 소감 및 제언


단순히 외교부 인턴이라고 하여 책상에 앉아 매일 미팅하고 멋있는 업무를 수행하는 영화 같은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꼭 말해주고 싶다. 외교라는 주제에 대해 막연히 이상만을 품고 있던 나에게도 그랬던 것처럼 이 현장실습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좁혀주는 매우 좋은 기회이다. 이번 인턴을 통해 내가 어렴풋이 알고 있던 외교라는 것을 직접 체험하며 겉으로 보기에 멋지고 고급스러운 이미지 이면에는 땀 흘리며 뛰어다니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숨어 있는 것이 외교라는 걸 깨닫게 됐다. 화려해 보이는 외교라는 이면에는 점심을 굶고 추가 업무를 강행하며 행사를 조직하고 땀 흘리며 뛰어다니는 분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두 번째로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수확은 바로 인연이다. 학교 안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학생신분으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귀한 인연을 정말 많이 얻었다. 비록 이 인연이 오래 유지되기 힘들지 모르지만, 어리고 사회경험이 없는 나에게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조언을 해주신 분들 덕분에 현장실습원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었다. 현장실습원으로서 공관에 큰 기여를 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한국을 알리기 위해 해외에서 힘쓰는 분들과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무한한 관심을 주고 친절함을 베푸는 중국인들을 보며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지고 어떠한 인생을 살아가야 되는지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값진 인생 경험을 배울 수 있었다. 여기서 보고 느끼고 체험했던 모든 것들이 내 인생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 기수 현장 실습원분께 심도 깊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중국어 실력과 문서 작성 능력(한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을 향상시키길 권하고 싶다. 그리고 작은 일이라도 주인 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즐겁게 임한다면, 기대하지 않았던 새로운 기회들을 잡을 수 있으니, 행사가 없을 때, 본인이 공관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어떤 것을 통해 자신을 발전 시킬 수 있을지를 꼭 생각해 오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사드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큰 문화행사가 취소되어 일의 업무량이 많이 줄어 초반에 어떤 것을 해야 할 지 갈피를 못 잡고 방황했을 때가 있었다. 이 때 당황하지 말고 미리 본인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꼭 찾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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