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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지역기구 인턴 파견 - 이베로 아메리카기구 파라과이 사무소

등록일
2017-05-22 21:20:38
조회수
2485

 윤희경 

윤 희 경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2015.9-2016.2 파견

 

• 들어가면서


이베로 아메리카 기구 Organization de Estados Iberoamericanos(이하 OEI) 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본부를 둔 기관으로 중남미의 여러 국가들이 함께 협력하며 국가적 및 국제적 차원에서 교육, 과학 및 문화 진흥을 위해 일하는 국제기구이다. 이베로 아메리카 기구 중 파라과이 지역 사무실은 파라과이의 수도인 아순시온에 위치하며 직원 30여명이 함께 일하고 있는 사무실이다. OEI 의 주요 프로젝트는 교육의 평등을 목표로 지역 사회에 자원을 지원하거나 수혜자를 선발해서 수혜금을 전달하거나  문화  증진을 위한 다양한 액티비티를 개최하는 일  등이다. 본 사무실에서 내가 맡았던 일은 주로 홍보 및 커뮤니케이션 사무실과 국제 협력팀에서 이루어졌다. 주로 2개의 사무실에서 진행했던 장기  및 단기 프로젝트와 행사들에 관한일이였다.

나의 전공을 소개하자면 나는 학부 전공으로 심리학을 선택했고 저학년 때부터 교육 심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나 입학과 함께 시작했던 교육봉사를 오랜 기간 동안 참여하면서 씁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교육봉사를 하면서 동시에 사교육 현장에서도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를 통해 저소득 계층 및 소외된 아동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교육의 기회를 놓친다는 것을 생생히 목격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에 의해 항상 공공 교육 및 교육 기회의 평등에 대하여 깊은 성찰을 하게되었고 이를 현장에서 실천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던 차에 외교부 중남미 인턴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실제 유네스코 UNESCO는 2021년까지의 비전을 교육 기회의 평등으로 선언할 만큼 전 세계는 교육 및 문화 분야의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노력  중이다. 이와 더불어 이베로 아메리카 기구 또한 유네스코UNESCO의 파트너 기구로써 중남미에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6개월 짧은 기간이지만 본 사무실에서 참여한 프로젝트 및 행사들에 구체적으로 정리한 보고서이다.

 

• 인턴의 주요 업무


인턴의 주요 업무는 배정 받게되는 사무실에 의해 결정되는데 주로 동료들과 함께 특정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업무이다.  나는 지난 6개월동안 국제 협력팀에서 일을 했고 장기 프로젝트로서 Ventanilla Unica  나의 주요 업무였고 이 외의 다양한 행사와 단기 프로젝트도 참여하였다.

장기 프로젝트 

i) Ventanilla Unica Project


이 프로그램은 유럽 국가에 경제적 이유로 불법적으로 이민을 가서 장기적으로 체류하게 된 중남미 국가 시민권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유럽의 경제 호황과 중남미 국가의 경기 침체를 이유로 아주 많은 중남미 국가들의 시민들이 유럽으로  일을 구해서 떠나지만 실제 상황은 녹록지않다. 특히 언어 장벽을 고려하면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나라는 스페인이 대부분의 경우이다. 2010부터 시작된 스페인의 경기 침체로 자국민들의 실업률도 심각하게 오른 상황으로 현재로서는 많은 불법이민자들은 자국으로 귀향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유럽의 NGO들과 협업으로 진행된다. 유럽 국가의 NGO들은  지원자들 중 수혜자를 선정하고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서류를 만들어 주고 비행기표 및 현금을 지원해준다. 이 후의 과정은 지역사무소에서 맡게 된다. 지역사무소에서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 지원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여 도움이 시급한 경우부터 차례대로 기본 생활비 및 병원비 (아이가 있는 경우 학교 장학금)등을 수혜한다. 수혜금을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인터뷰를  거친 모든 지원자에게는 수혜금을 전달할 수는 없으나 금전적으로 직접적 도움을 줄 수 없는 경우에도 모든 지원자들은 정부 기관의 다른 복지 프로그램과 연결을 해주거나 구직 활동을 지원해준다. 본 프로젝트는 전임 인턴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해 온 프로젝트로써 인턴으로 일하는 기간 내내 주요 업무는 해당 프로젝트에 관한 일이였다.

(중략)

ii) “Luces Para Aprender 배움을 위한 빛” 프로젝트


배움을 위한 빛 프로그램은 전기나 수도같은 기반 시설이 존재하지 않는 내륙(Interior이라고 칭함)지방에 있는 작은 마을들의 학교에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파라과이의 내륙 지방에는 과라니(파라과이 원주민의 전통언어)를 사용하며 살아가는 원주민 집단이 많고 기반 시설의 절대적인 부재로 이들의 교육 수준은 말로 할 수 없는 수준으로 뒤쳐져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 기회의 평등화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파라과이가 아닌 온두라스 등 다른 국가의 OEI국가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사기업의 도움 없이는 전기시설 기반을 제공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때문에 태양광을 설치하여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다. 내가 인턴 업무를 시작하기 전까지 파라과이 전국에서 6개의 주, 36개의 마을에서 실현됬고 현재로써는 구체적인 자금지원의 부재로 진행이 멈춰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교육 축제 Techauka에 참여하였다. Techauka는 미국 대사관의 지원을 받는 교육협회 Fullbringt와 파라과이 젊은이들이 함께 만드는 교육 축제로 교육 및 과학 진흥을 홍보하는 축제이다. 대부분은 고등학생 및 대학생들이 참여하여 관람한다. 내가 참여한 Techauka는 수도 아순시온에서 3시간 거리에 떨어져있는 Coronel Oviedo라는 대학 도시에서 열렸고 나와 동료는 OEI의 부스를 만들어 배움을 위한 빛 프로젝트를 홍보하였다. 현장에서는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태양광 배터리와 전등을 전시하고 이를 홍보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사무실의 부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부스는 규모있는 몇 몇의 대학교의 여러 학부의 부스들이였고 학생들은 자신들이 직접 설계한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홍보하였다. 축제 자체의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아주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iii) 언론사별 기사 수집 

국제 기구의 특성상, 외부의 인사들을 모시고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OEI 파라과이 지역 사무소는 10월 중남미의 정보문헌학에 관한 국제행사를 열었고 12월에는 대만에서 명성있는 화가의 전시회를 열기도하였다.  이 외에도 다양한 행사가 있는 경우, 여러 언론사가 참여해 행사에 관해 기사를 쓴다. 인턴의 업무 중 하나로서 여러 언론들의 사이트에 한 주에 한번씩 관찰하며 OEI파라과이 지역사무소에 관한 기사를 수집한다.  
 
iv) 자료 조사


나는 인턴활동 기간 중 국제 협력 사무실의 팀장님이 진행하시는 프로젝트들의 자료조사를 맡게되었다. 첫 번째 자료 조사는 중남미 국가들의 정부 차원의 직업훈련교육에 관한 것이였다.  니카라구아 부터 우르과이까지 약 15개의 국가의  정부기관 자료 및 다양한 국제기구 홈페이지의 열린 자료실에서 정보를 모아 자료조사를 실시하였다.  현재 다양한 국가에서 학문적 소양을 기르는 종합대학이 아닌 전문적인 직업교육을 위한 수준있는 직업 학교에 대한 수요가 늘고있다. 파라과이와 다른 중남미 국가들도 현재 고용청이나 문화관광부 등의 정부기관들이 산업 대학들과 협력을 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정부적 차원에서 비용 없이 제공하고있는 추세이다.  두번째 자료 조사는 노동자들의 권리에 관한 내용이였다. 이 프로젝트는 유럽연합과 진행하는 회의에 쓰이게 된 자료로 중남미 각국 정부의 노동부에서 보장하는 사회 보장 제도 관해서 자료를 조사하였다.

v) 번역 업무


국제 기구로서 OEI 파라과이 사무실도 다양한 국제 행사에 참여를 하거나 서문을 보내는 일이 잦았다. 사무실 내에서 영어와 스페인어를 영-한 번역하거나 한-영 번역하는 일이 많았고 공문이나 편지, 연설문 등 다양한 서류를 번역했다.

vi) 행사 및 컨퍼런스 참여


도시에서 열리는 규모있는 교육 행사들은 대부분 본 사무실의 협력이 있는 경우가 많았고 이런 경우 사무실을 대표해서 몇 번 참여하기도 하였다. 그 중 가장 기억이 남는 행사는 뉴로사이언스와 교육학에 관한 컨퍼런스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학교의 권위있는 심리학 교수들의 행사였다. 2박 3일동안 진행된 본 행사에서는 뇌과학과 교육학의 놀라운 interdisciplinary를 소개하였다. 본 행사에 초대된 사람들은 작고 큰 교육기관에서 교육자로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이였다.  교수들과 파라과이의 교육자들은 열정적으로 토론하고 교수들이 제안하는 이론과 경험을 주의 깊게 경청하였다. 한국에서는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개념의 컨퍼런스로써, 같은 학문을 하는 학자들끼리 모여서 개념만을 뜬구름잡 듯 말로 풀어내는 것이아니라 학자와 현장에서 일하는 교육자들이 직접적 소통을 하고 시너지를 생산하는 멋진 현장이였다.


 
• 파라과이 생활 및 여행정보


내가 인턴 생활을 했던 기간 동안은 주로 여름이였다. 하지만 6월부터는 가을이 시작되고 9월은 겨울이여서 조금 추운날도 있었다. 여름은 무덥고 습기가 높으며 심한 경우 섭씨 45도까지 거뜬히 올라가는 날도 있었다. 물가는 생각보다 많이 싸지 않다. 버스의 경우 저렴하지만 택시는 현지 물가를 고려할 경우 굉장히 비싼 편이다. 생필품을 구매하는 마트는 동네의 수준에 따라 물건의 질이나 가격이 천차 만별이다. 아순시온 도시 내의 치안은 우려할 만큼 위험하지는 않으나 10시 이후에는 버스도 잘 다니지않으니 조금 더 신경써서 다녀야 한다. 도시를 따라서 강이 위치하고 있고 강 주변 공원을 기점으로 주요 상점 및 음식점이 위치한다. SNS활동을 활발히 한다면 다양한 문화 이벤트 정보를 자주 얻을 수 있고 시문화센터가 여러 프로그램을 개최하는 편이다.  파라과이 내에서의 인기 여행지로서는 이과수 폭포가 대표적이다. 아순시온에서 버스도 6시간이 소요되며 시간 및 비용 대비 만족스러운 여행지다.

단체사진 


  
• 마치면서


파라과이의 날씨는 정말 무덥다. 초여름에는 건물을 나오는 순간부터 찌는 날씨에 숨이 막히기도 한다. 추워서 우울하기는 해봤지만 더워서 우울하기는 처음이다. 파라과이의 생활은 나에게 많은 첫경험을 선물해줬다. 그리고 이런 첫경험들은 즐겁기도 하고 때로는 힘들기도 했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기회였던 것은 확실이다. 첫째로 OEI사무실 내의 분위기는 굉장히 친근하다. 내가 인턴을 시작할 때 내가 배정받았던 사무실은 몇몇의 퇴사와 입사로 인해 어수선했지만, 전반적 사무실의 분위기는 온화하고 편안하다. 동료들끼리의 관계도 수평적이고 생일파티나 크리스마스파티 등 즐거운 소통이 많은 사무실이다. 내가 참여했던 대부분의 회의에서는 회사 내에서의 위치에 큰 상관없이 좋은 아이디어나 제안을 자유롭게 토론하는 분위기였다. 이것이 바로 좋은 일터를 만드는 큰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둘째로는 국제기구에 품었던 막연한 환상에 대한 현실화를 할 수 있었다. 동료들의 업무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국제기구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어떤 절차를 거치게 되는 지를 자주 관찰 할 수 있었고 이 덕분에 국제 기구의 의의과 어려움 또한 새롭게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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