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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간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기조연설

작성일
2015-08-28
조회수
5992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기조연설   
                                                                 - 2015.8.28.(금) -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 인사말 】

□  오늘「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대안의 모색」이라는 제목으로 학술회의를 공동주최하신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님, 김병관 이사장님, 제임스 카라파노 헤리티지 재단 부회장님, 그리고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님, 윤영관 前장관님, 현인택 前장관님, 김성한 前차관님 그리고 함께 자리하신 참석자 여러분,

□  9.19 공동성명 10주년이 다가오는 지금, 북한의 연이은 무력도발과 남북 고위당국자간 합의 도출, 그리고 9월 한중 정상회담, UN 총회 및 미중 정상회담, 10월 한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를 둘러싸고 중요한 외교 일정이 전개되는 가운데, 여러분들께 북핵문제 관련 동향과 우리의 정책에 대해 설명을 드리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 남북 고위당국자간 합의 관련 】

□  금번 DMZ 도발 및 남북 고위당국자간 합의 도출 과정에서 우리는 나름대로 몇 가지 점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이는 향후 북핵문제를 다루어나가는데 있어서도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고 봅니다. 금번 사태와 관련하여, 이 기회를 빌어 저의 개인적인 생각의 일단을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첫째, 금번 사건을 계기로, 굳건한 한미동맹, 그리고 긴밀한 한미공조가 다시금 확인되었습니다. 상황 발생 후 한미 양국 군 수뇌부는 24시간 실시간으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였습니다. 양국 외교 당국도 서울과 워싱턴에서 불철주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였습니다.

□  둘째,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경험하고 북한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비정상적 상황들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의 대북 인식이 변화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과거의 남남갈등 전술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침착하고 의연하게 한마음으로 단결하였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나라를 지키겠다며 전역 일자를 미루는 감동적인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  셋째, 북한은 작년부터 국제사회에서 부각된 북한 인권 문제, 그리고 민간의 대북전단 살포에 민감하게 반응한데 더하여, 이번 확성기 방송에 대해서는 전면전까지 감수하겠다는 모습을 보였는바, 그들이 어떤 패턴으로 행동하는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주었습니다.

□  넷째, 금번 사태는 지난 수년간 진행되어 온 한중관계 및 중북관계의 변화가 확실하게 드러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5년 전 천안함․연평도 도발 시와는 달리, 중국 정부는 과거의 양비론적 입장에서 벗어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공식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관영 환구시보에는 9.3 전승기념일 행사를 방해하는 세력을 방치하지 않고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실리기도 하였습니다.

□  만일 북한이 이런 점들에 대해 깊이 숙고하고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금번 남북 고위당국자간 합의는 향후 남북관계, 나아가 한반도 정세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도발 가능성 관련 】

□  금번 남북간 합의 이행 과정이 잘 진행되고 분위기가 성숙될 경우, 핵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 발전과 북핵문제 해결이 선순환으로 상호 추동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빠른 시일 내에 핵문제도 남북 간에 직접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사회는 북한이 당 창건 70년 계기에 새로운 도발을 감행할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북한의 어떠한 발사도 안보리 결의에 의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중러도 찬성한 안보리 결의는 만약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어떠한 발사라도 한다면 현 제재 수준을 넘어서는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점도 명기하고 있습니다

□  모든 나라는 우주 및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에는 수차례의 안보리 결의에 의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고 NPT에 복귀하기 전까지는 이러한 권리에 분명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  우리는 미․중 등 6자회담 참가국들 및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 하에 북한의 전략적 도발을 저지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적극적으로 경주해 나갈 것입니다. 만약 북한이 ‘위성’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감행한다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은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북한은 한층 더 고립될 것입니다.

□  우리는 금번 남북간 합의로 모처럼 형성된 긍정적 분위기가 깨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금번 남북간 합의를 토대로 대화와 협력의 길로 들어서기를 기대합니다. 한미동맹은 강력합니다. 중국은 북한의 도발을 편들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 북핵문제 진전 노력 – two-track 접근 】

□  북한의 지뢰가 터지고 포탄이 날아오는 것을 보면서 우리 국민들은 북한의 위협이 실재하는 것임을 또다시 생생하게 느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이렇듯 순간적으로 격화되는 위험은 아니지만, 우리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가장 엄중한 안보 문제입니다.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헌법에 명시하고 지금 이 순간도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면서 핵․미사일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가운데, 7년 가까이 6자회담이 열리지 못하고 있는 교착상태를 목도하면서, 오늘 이 자리와 같이 북핵문제 해결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필요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럽고 또한 바람직한 일입니다.

□  한편, 북한의 핵을 제거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대상에서 제외한다면, 이란 핵 협상 타결에서도 보았듯이 핵심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국가들이 단결하여 압박과 대화를 동시에 그리고 끈질기게 추구하는 것 이외에 다른 현실적인 대안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  6자회담에는 북핵문제의 가장 중요한 핵심 당사국인 남북한과 미중, 그리고 역시 중요한 관련국인 일본과 러시아가 모두 참여하고 있습니다.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채찍과 당근을 갖고 있는 나라들입니다. 문제는 협의의 형식이 아니라,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대화와 협상의 길로 나오느냐 하는 여부일 것입니다.

□  우리는 그간의 6자회담 국면과 관련한 몇 가지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북핵문제는 미북 간의 문제라는 인식입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북한이 핵을 개발한 이유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때문이다’ 는 전제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  그러나, 북한이 주장하는 소위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주장은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한국전쟁 북침론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황당한 주장은 최근 북한이 안보리에 회람한 공식문서에도 담겨 있습니다. 미국은 그간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이나 공격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을 수차례에 걸쳐 구두와 문서로 분명히 밝혔습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핵을 포기할 수 없다는 북한의 주장은 바꾸어 말하면, 핵개발을 그냥 계속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  북핵문제는 이제 중국-북한 관계에서도 핵심 이슈가 되었습니다. 중국은 북핵문제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 특히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중-북 양자 관계는 핵문제로 인해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불가측한 행태 속에서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되어 갈수록, 중국의 북핵 반대 입장은 더욱 견고해질 것입니다.

□  또 하나, 잘 지워지지 않는 일반적 관념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북한은 무조건적인 대화를 원하는데, 미국이 대화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거 20여 년 간 북핵문제가 진행되는 동안 북한과 성심을 갖고 협상을 진행하여 몇 번에 걸쳐 결과물을 도출해낸 주역은 바로 미국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약속을 할 때마다 이를 어기고 합의를 파기하였습니다.

□  따라서, 미국이 대북협상의 유용성에 회의를 품고, 북한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가 없는 한 북한과의 협상을 되풀이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한번 속으면 속인 사람의 잘못이지만, 두 번 세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의 잘못이다’라는 미국 속담이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똑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는 것은 정신 나간 짓이다’라고 하였습니다.

□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의미있는 협상을 가질 수 있는 방식으로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취임 후 Kerry 국무장관 및 왕이 외교부장과 각각 10여 회 이상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여 왔습니다. 작년에 윤 장관께서 제시했던 Korean Formula, 그리고 이에 바탕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북한과의 조건없는 탐색적 대화는 우리가 미․중을 비롯한 5자와 그러한 방향으로 집중적으로 협의해 온 결과입니다.

□  북한은 지금 중국을 포함한 5자 누구와도 핵 문제 관련 대화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북한은 대화를 원하는데 미국이 조건을 내세우며 거부한다는 북한의 선전은 사실과 맞지 않는 주장입니다.

□  지금 북한을 제외한 5자 간의 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합니다. 한미중일러 5자간에는 북핵 불용 원칙에 대한 확고한 공통 인식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추진 방안에 대해서도 상당한 정도의 공감대를 갖고 있습니다.

□  우리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북핵문제 진전을 위한 노력을 더욱 배가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압박과 대화의 투트랙 접근법은 핵을 고집할 경우 북한이 감내해야 하는 큰 고통과 핵을 포기할 경우 얻을 수 있는 큰 혜택을 지속적으로 대비하여 보여줌으로써, 북한이 결국에는 올바른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  우리 정부는 미․중 등 6자회담 참가국들과 긴밀한 공조 하에 수많은 양자․소다자 협의들을 진행하며, 대북제재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압박 노력과 동시에 북한을 의미 있는 비핵화 협상으로 유도하기 위한 대화 노력을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핵능력 고도화를 속히 차단해야 한다는 엄중한 인식 하에, 이러한 투트랙 노력을 인내심을 갖고 적극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금번 남북 고위당국자간 합의 과정에서 그랬던 것처럼,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는 동시에,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가고자 합니다.

【 한·미·중 협력 】

□  광복 이후 70년의 역사가 보여주는 남북한의 극명한 대비는 북한이 택해야 할 길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  우리는 세계사의 흐름과 함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우리는 세계 최강의 군사․경제 대국인 미국과 강력한 동맹관계를 맺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도 날로 가까워지는 경제․정치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  우리는 민감하고 중요한 안보 문제에 대해 미국․중국 모두와 깊이 있는 전략적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과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관을 공유하고, 중국과는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독특한 위치는 특별하고 의미 있는 외교적 자산이며, 그 중요성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질 것입니다.

□  반대로, 북한은 세계사의 흐름을 거슬러 역풍을 맞으며 걸어왔습니다. 북한은 군사 최강국인 미국에 대해서는 워싱턴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면서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습니다. 북한에게 경제적․정치적으로 가장 밀접한 중국과도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중국과 주변 국가들과의 교역액이 대폭 증가되는 동안 중북 교역액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  이렇듯 북한이 거꾸로 가며 고립으로 자신을 몰아넣고 있는 상황의 중심에는 바로 핵문제가 있습니다. 핵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었습니다. 핵 떄문에 미국과는 관계라고 할 만한 것이 아예 없습니다. 남북관계 진전에도 근본적인 제약이 존재합니다. 정상적인 경제발전도 불가능합니다. 한미의 군사적 대비태세는 더욱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핵 개발을 계속하는 한, 북한이 원하는 안전보장 그리고 경제발전은 멀어져만 갈 것입니다.

□  북한이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핵문제에서 결단을 내려 대전환을 해야 합니다. 금번 남북 고위급 합의의 모멘텀을 살려, 북한 지도부가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에 호응하고 전향적인 발걸음을 떼어나가기를 기대합니다.

□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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