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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한국 국제정치학회 학술회의 축사

작성일
2022-08-17 09:58:01
조회수
19012


한국 국제정치학회 학술회의 축사





여러분 반갑습니다. 외교부장관 박진입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뜻깊은 학술회의를 주최하신 것을 축하합니다. 

 

김상배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님과 

이 자리에 오신 발표자, 토론자,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코로나 상황 때문에 직접 다 뵙지는 못하지만, 

온라인을 통해서도 많은 분들이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지난 100일 동안 치열한 외교 현장에서 느낀 소회와 

앞으로의 주요 정책방향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는 것으로 

축사를 대신코자 합니다.



과거에도 그래왔지만, 

특히 지금 

우리가 처한 외교안보 환경은 엄중합니다.  


무엇보다도 미-중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탈냉전 후 30여년간 지속되어 온 평화와 번영에 

균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2차대전 이후 국제질서를 지탱해 온 보편적 규범과 가치를 

노골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임기응변식 상황 모면이나 

전략적 모호성에 안주하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국제적 대전환기에 

우리 외교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깊은 성찰과 

지혜로운 전략이 필요합니다.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가장 큰 수혜자가 대한민국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미중 패권경쟁의 갈등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새로운 국제규범과 질서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인지


또, 그렇게 하면서 

우리의 국익을 어떻게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인지

 

여기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개인의 자유와 인권이 존중받는 성숙한 민주국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성장을 주도하는 첨단 기술강국,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문화적인 매력국가가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대한민국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할 기회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이 바로 

국제사회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입니다.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의 핵심축은 

바로 한미동맹의 강화, 

그리고 자유, 인권, 법치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유사입장국들과의 연대와 공조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선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GCSA)으로의 격상에 합의했습니다. 


공급망과 외환시장 안정, 

해외 원전수출과 같은 첨단산업 협력에 합의했습니다.


군사동맹에서 출발한 한미동맹은 

지금 경제‧기술동맹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마드리드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열렸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습니다.


그곳에서 보편적 가치 수호를 위한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유사입장국들과의

연대를 확인하였습니다. 


저는 2주 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여기에서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어긋나는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우크라이나, 대만, 미얀마, 남중국해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아진 기대에 부응하고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서 우리의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가치외교를 펼쳐나갈 것입니다. 


이미 이사국으로 진출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와 함께 

유엔 안보리와 인권이사회 이사국 진출을 추진하고, 

ODA 규모도 적극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외교부는 지난 5년간 공석이었던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를 임명하였습니다. 


북한인권재단도 조속히 출범시켜 

구체 인권침해 사례를 조사하고 국제여론을 환기시켜 

나갈 것입니다.  


향후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논의에도 

활발히 참여할 것입니다. 


북한 동포들의 심각한 인권상황에 눈을 감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는 이제 경제안보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안보와 경제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글로벌 경제질서의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포함한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국제경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능동적인 경제안보와 과학기술 외교를 추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실에 

경제안보비서관을 임명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백악관에 있는 경제안보부서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외교부에도 과학기술외교국 신설을 추진중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지난 7월 외교부 업무보고에서 

경제외교가 가장 중요한만큼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지구촌 어디든지 찾아가겠다고 하였습니다.


외교부는 유관부처와 협력하여 

우리가 경쟁력이 있는 반도체, 배터리, 원전 등 

미래 성장 분야에서의 

국제협력을 선도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자체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립하겠습니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같은 

새로운 경제 질서 규범 논의에도 적극 동참할 것입니다.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위한 

미국, 일본, 대만과의 4자협의에 대해 논의하는 

예비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특정국가를 배제하거나 소외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경제안보 시대에 중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나라입니다. 

 

중국은 14억 인구의 거대 소비시장을 가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입니다. 


우리 수출의 약 25%, 메모리 반도체 수출의 약 70%를 

점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고

FTA와 RCEP 등 다층적인 무역협정을 맺고 있는

중요한 경제 파트너입니다. 


이처럼 밀접한 협력관계를 가지고 있는 

중국을 빼놓고 인태지역의 미래를 논의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중국은 

우리와 상이한 정치체제를 갖고 있습니다. 

 

양국의 국익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서로 간의 차이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가능한 조화와 협력을 모색하는 

솔직하고 또 실용적인 전략적 소통이 필요합니다. 


저는 지난주 산동성 칭다오를 방문하여 

왕이 외교부장과 만나 

5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회담에서 

한중수교 30주년을 평가하고, 

향후 양국 간의 협력 방향을 구체적으로 담은

「미래발전 공동행동계획」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한중 간에 차관급 전략대화와 

외교·국방 차관급 2+2 대화를 추진하고,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소통도 

강화하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공자의 말씀을 인용하여 

양국 관계가 조화를 추구하면서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에 바탕을 두고 

상생발전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왕이 부장도 ‘화이부동’이 군자의 사귐이며

그래야 더 공고하고 오래가는 협력이 가능하다고 

화답했습니다.


다음 주 8월 24일은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의 30년을 바라보며 

상호존중과 협력에 기반하여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새로운 한중관계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도 불편한 관계를 

개선해 나가고자 합니다. 


과거를 직시하며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과거사 문제는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원칙으로 두고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상과 4차례 대면협의를 통해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바람직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최근 김포-하네다 항공 노선도 재개되었습니다. 


양국 간의 악화된 관계를 신속히 회복하기 위해 

어렵게 형성된 긍정적 모멘텀을 살려가려고 합니다. 


한국과 일본은 

민주적 가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은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가야 하는 이웃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한일 양국이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여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하는 

21세기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를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한일 정상회담도 

적절한 시기에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미일 협력도 중요합니다. 


6월 스페인 마드리드의 NATO 정상회의와

지난 7월 G20 외교장관회의에서는 

한미일이 함께 만났습니다. 


날로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그리고 경제안보 시대 공급망 교란과 같은 

공동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3국간 공조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탄과 제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 파병의 수혜국이자 

유엔헌장과 국제법을 준수하는

책임있는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연한 조치입니다. 


저는 7월 G20, 8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만난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에게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전달하였습니다.


아울러, 평화가 조속히 회복되어 

한러 관계가 다시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북핵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협조와 함께

우리 교민과 기업들이 억울한 피해를 받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을 당부하였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더 이상 해결을 미룰 수 없는 

긴박하고 실존하는 안보 사안입니다. 


북한은 과거에는 겉으로나마 

핵무기가 같은 민족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제는 대놓고 우리에 대한 

핵 선제사용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남북한간 안보환경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동안 역대 모든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핵 개발은 

이 모든 노력을 거부하고 

북한 스스로 선택한 잘못된 길입니다.  


오늘도 북한이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강행한다면

이는 자신의 안보를 저해할 뿐입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은 더욱 고립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하나로 힘을 합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야 합니다. 


강력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미연합방위력을 유지함으로써 

우리의 안보를 굳건히 해야 합니다. 


조만간 한미 양국 간에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고위급 전략협의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와 동시에, 

북한과 대화의 문은 조건없이 활짝 열어놓을 것입니다. 


엊그제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에 나설 경우 

정치, 경제,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포함한

“담대한 구상”을 제시하였습니다. 


미북,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외교적 지원, 

재래식 무기체계의 군축 논의, 

식량, 농업기술, 의료, 인프라 지원, 

그리고 금융과 국제투자 지원을 포함한 

포괄적 구상입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의 길을 열어 놓는다는

우리의 목표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세부 내용과 이행방안에 대해서도 

한미 간에 앞으로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원 여러분,


글로벌 중추국가는 이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입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성공은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룬 것이며 

기적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러한 기적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세대가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진정한 세계 일류국가, 중추국가로 거듭나야 합니다.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국력에 걸맞은 

역할과 기여를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외교안보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습니다. 


오직 국익을 위해 하나가 되는 초당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국민 여러분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겸허한 자세로 슬기로운 국익 외교를 펼쳐 나가겠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국제정치 분야의 탁월한 학자와 전문가 여러분들의 

아낌없는 성원과 지도편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