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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JOB&-UNV 전문봉사단, KMCO] 이영주 유니세프 라오스 사무소 담당관

등록일
2019-11-30 22:30:56
조회수
3077



외교부에서는 외교부와 산하기관의 청년 해외진출지원 사업, '지구청년'을 통해 해외 활동을 성공적으로 펼치고 있는 선배들의 경험담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해외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보다 많은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수 있도록 '지구청년' 기사 시리즈를 마련하였습니다.


각각의 기사는 아래와 같이 지구청년 홈페이지 및 네이버 JOB&을 통해 순차적으로 게재됩니다.


1편 : KOICA 해외봉사단 유경험자

2편 : 국제기구진출지원사업 유경험자

3편 : 해외인턴십 지원 사업 유경험자

아래 인터뷰는 국제기구진출지원사업 중 UNV 전문봉사단 사업을 통해 UNICEF에 진출하여 현재는 UNICEF 라오스 사무소 KMCO로 일하고 있는 이영주 아동보호전문가의 경험담이며,  외교부 서포터스 15기 윤경민 서포터의 도움으로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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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유니세프 Associate Director and Global Chief of Child Protection인 Mr. Cornelius Williams(왼쪽에서 두 번째)와 유니세프 르완다 아동보호 팀과 함께 (사진 제공 : 이영주님)


질문 1. 간략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13년부터 미국, 대한민국, 영국, 르완다에서 국제개발협력 업무를 해왔고 현재 라오스 비엔티안으로 옮긴지 약 1년이 되었습니다.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학대, 방임, 유기 및 폭력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유니세프에 근무하기 이전에는 셰리 블레어 재단(Cherie Blair Foundation for Women),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국내외 기관에서 아동권리와 국제개발협력사업에 관해 강사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2018년 유니세프 라오스 아동보호팀과 함께 세계 어린이의 날 (World Children’s Day) 행사 참석 사진 (사진 제공 : 이영주님)


질문 2. 현재 일하고 있는 기구는 어떤 기구이며, 그곳에서 실제로 하고 계신 일은 무엇인가요?


유니세프는 생존, 발달, 보호, 참여를 비롯한 아동의 모든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설립된 유엔기구로서, 전세계 190개 국가 및 지역에서 아동과 청소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올해는 유니세프의 모든 활동의 기반이 되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의 30주년으로, 전세계 많은 나라에서 지난 30년간 유엔아동권리협약의 이행을 되돌아보고 지속적인 이행을 위해 다양한 행사가 기획되어 있습니다.


아동보호는 모든 아동이 폭력, 학대, 방임, 유기, 인신매매 등으로부터 보호받으며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저는 2016년부터 유니세프에서 지금까지 다양한 아동보호사업을 개발, 관리 및 지원해왔는데요, 르완다에서는 아동이 고아원을 비롯한 시설이 아닌 가족의 품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가족역량강화/탈시설화사업, 젠더기반폭력근절사업, 출생신고 장려를 위한 국가시민등록 및 필수통계(CRVS) 시스템 구축사업, 브룬디 난민아동 지원사업 등을 담당하였습니다.

 

현재는 유니세프 라오스 사무소에서 아동보호전문가로 근무하고 있으며, 국가아동보호시스템강화비전과 사회복지인력양성 10개년 전략계획의 마련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대안양육관련규범 개발, 아동보호 관련 인도주의-개발-평화 연계 (HDP nexus) 시스템 구축, 아동조혼방지 및 출생신고장려 업무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로 르완다에서는 사업의 분권화(decentralization)를 도모하고 주민들과 직접 일할 기회가 많았다면, 라오스에는 고위급 정책 옹호, 국가전략 제언, 아동친화적 정책추진 등 중앙정부와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르완다에서 사회복지인력과 가정, 학교 방문 시 촬영했던 사진입니다. ©UNICEF Rwanda/2017/Bell

질문 3. 어떤 계기로 국제기구 취업을 진로로 잡았고, 준비는 어떻게 하였나요?

저는 평상시에 ?’라는 질문을 자주 합니다. 어렸을 때는 사람은 왜 사는지, 왜 불평등은 존재하는지, 왜 전쟁과 살상이 발생하는지 등 심오한 생각을 하느라 잠 못 잔 날도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세계평화와 인권, 발전은 저에게 먼 단어는 아니였습니다. 대학교 때는 인문학을 전공하며 사람에 대한 사랑을 공부했고 그러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예전에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나 국제기구 진출에 관한 정보가 적었다지만, 제가 취업을 준비할 때는 외교부국제기구인사센터를 통해 JPO, UNV 등 정부지원 국제기구 진출 경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국제기구 진출수기를 참고해 대학원 지원시기와 진출 경로 등을 고려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국제기구 취업을 위해서는 얼마나 준비를 해야하냐고 물어보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운이 좋게 첫번째로 지원한 포스트에 2주만에 선발이 확정되어 유니세프에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국제기구에서 필수 자질인 언어, 학력, 경험, 윤리적 가치, 다양한 문화에 대한 존중 등을 생각한다면 평생이 될 수도 있는게 준비 기간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이 일을 왜하고 싶은지, 지원하는 기구와 나라에 기여하려면 어떤 역량을 갖추어야 하는지 등을 깊게 고민하고 진로를 정하는 것이 국제기구 진출 준비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4. 국제기구에서 일을 하면서 보람 있던 일, 어려웠던 일, 또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유니세프는 가장 취약하면서도 큰 잠재력을 가진 아동의 삶 전반을 위해 일하는 기관이라 매일매일 느끼는 성취감과 보람이 큽니다. 가장 의미있었던 일은 르완다에서 국가 최초로 약 70명의 정부소속 전문사회복지사와 아동임상심리사를 고용하고, 추가적으로 모든 마을에 남녀 각1인씩 총 3만명의 정부소속 사회복지봉사단원을 선발하여 아동보호사례를 효과적으로 예방 및 대응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인력을 양성한 일입니다.

많은 정부가 역량있는 의료진과 선생님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은 잘 알고있는 것에 반해, 양질의 사회복지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유니세프의 적극적인 옹호와 투자를 통해 르완다정부는 사회복지인력 양성을 주력화하고, 양성평등을 도모하고, 아동의 가진 잠재력 발현을 제한하는 모든 형태의 폭력을 근절화하는 것을 국가사회경제발전과 포용적 사회구축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두었습니다. 이를 위해 전략계획을 마련하고, 직무계획서, 역량강화훈련모듈, 사례관리도구 등을 개발하였으며, 정부와 함께 직접 주민참여방식으로 마을 내 사회복지봉사단원을 선출하고 이들의 활동을 돕기위한 활성화모델을 마련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르완다 정부의 아동보호 역량과 시스템이 강화되었다는 점과 아프리카 내 많은 나라들이 르완다의 진취적인 사회복지인력양성전략을 배우기 위해 방문했던 점도 의미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사업 관리차 마을 및 가정방문을 하였을 때, 사회복지인력의 도움으로 가족 내 분쟁, 폭력 및 빈곤을 극복하고 새롭고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는 개개인의 긍정적인 변화를 목격했을 입니다.   



 

르완다에서 유니세프 지원으로 설립된 사회복지봉사단원과 함께 가정을 방문하여 아동보호관련 책자를 보여주는 모습(사진 제공 : 이영주님)


질문 5. 국제기구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청년들이 많은 데, 국제기구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 소양을 키우면 도움이 될까요?

우선 국제기구가 하는 일과 자신이 관심 있어하는 업무에 대한 해가 필요 합니다. 국제기구마다 전문성이 다 다르고, 같은 기구 내에서도 본부와 현지 국가사무소의 업무의 성격 역시 매우 다릅니다. 같은 아동보호 팀 내에서도 연구 및 M&E에 중점을 두는 사람, 소년법 관련 변호사가 있는가 하면, 사회복지사 출신도 있는 등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의 역량과 관심사를 기반으로 대체할 수 없는 전문성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에 이곳도 직장인지라, 열정과 헌신만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은 아니며, 자신만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역량을 개발하는 꾸준함이 필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손꼽는 영어의 경우, 간결하고 설득력있게,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소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특히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빠른 시간 안에 문서를 작성하고 쏟아지는 문서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장경험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뉴욕 등 본부근무를 희망하지만, 유니세프의 경우 대부분이 현장업무를 하며, 필드경험이 있어야 본부 혹은 지역사무소에 가서도 더욱 더 현장에서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잘 지원할 수 있습니다. 현장근무를 통해 보는 시야도 넓어지고 색다른 경험도 많이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왕이면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히려 본부보다 현장에서는 레벨이 많이 높지않더라도 자신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사업을 개발하고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현장근무를 선호하는 분도 많습니다.

질문 6.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오시고 이후 런던에서 아프리카개발 석사과정을 밟으셨는데 개발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가 될만한 일이 있었나요?


미국에서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나서 뉴욕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에서 인턴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곳에서 만난 국제기구 진출 선배들이 대학원 진학을 추천하여 개발학 공부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학부전공이 영문학이라 대학원 전공은 너무 세부화하지않고 국제개발학 전반을 공부하고 싶어 개발학전공을 선택하였는데 개발원론을 심도있게 배울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전공필수수업을 제외하고 자신이 관심있는 수업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어, 저는 관심있었던 인구학과 사회정책학 위주로 들었습니다. 자신이 주력하는 분야가 확실하고 전문성이 있다면 세부전공을 하는 것이 좋겠죠.



질문 7. 현재 근무하는 국제기구에 직원(P2)이 되기 전 UNV 활동도 하시고, 현재는 KMCO로 국제기구 업무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UNVKMCO를 통해 어떤 경험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외교부지원 UN전문봉사단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유니세프에서 근무를 시작했고, 이후 KMCO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동기구에서 커리어 개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두 프로그램 다 현장파견을 원칙으로 하며 경력자를 선발하지만, KMCO의 경우 코이카ODA사업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국제기구에서는 파견 프로그램에 상관없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에 따라 맡을 수 있는 업무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UNV, KMCO 등 최대한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국제기구 경험을 쌓고 롱런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르완다에서 사회복지인력과 가정, 학교 방문 시 촬영했던 사진입니다. ©UNICEF Rwanda/2017/

질문 8. 국제기구에 진출하기 유리한 전공이 있는지, 대학교 전공과 국제기구에서 하는 일이 연관이 얼마나 될까요?

특별히 국제기구에 진출하기 유리한 전공이 있다기 보다는, 자신이  관심 있어하는 업무와 관련된 전공은 분명 있습니다. 유니세프 아동보호팀만 보더라도, 소년법 관련은 변호사가, 사회복지 관련해서는 아동심리학, 가족학, 사회복지학 전공자가 많으며, 서로의 업무를 대체하기 힘든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쪽 담당자의 경우 섹터별 전문성 말고도 사업관리역량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저같이 인문학을 공부하거나, 정치외교, 사회정책, 개발학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사람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유니세프를 비롯한 국제기구에는 전통적인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운영, 조달, 예산 및 재정관리, 인사, IT, 행정 등 다양한 분야가 존재합니다. 관심가는 분야가 있다면, 유니세프 혹은 유엔커리어 웹사이트에서 주기적으로 공고를 확인하고, 특정 업무를 위해서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파악하여 미리 준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질문 9. 오랫동안 해외 생활을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랜 외국 생활의 어려움이나 이를 극복하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예전에는 해외생활이 신나기만 했는데 확실히 나이가 들면서 가족이 있는 한국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특히 르완다에 살 때 타지에 사는 딸이 걱정할까봐 부모님께서 조부모님이 차례로 돌아가셨을 때 말해주시지 않아 한참뒤에 알게되어 죄송스러웠던 적도 있었죠. 개도국에 혼자 살다보면 외로울 때도 있고, 스트레스를 풀만한 여가활동과 문화시설이 부족하여 힘들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국제기구에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고 서로가 타지생활의 고충을 이해하기 때문에 생활면으로 부족한 점을 마음에 맞는 사람들로 채울 수 있습니다. 저는 파견지에 짧게 있더라도 집에 투자를 많이 하는 편인데, 저만의 사적인 공간을 편하고 안락하게 꾸미면 바쁜 하루 후 피로가 풀리더라구요. 또한 아무래도 일반적으로 자주 방문하지 않을 국가에서 근무할 때도 있다보니,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여행도 가고 최대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질문 10. 국제기구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국제기구는 어려움도 많지만 보람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이미 많은 한국분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활약하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관심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선배들의 조언을 구해보세요. 나중에 국제기구에서 같이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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