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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기구 인턴] 해외 인턴십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등록일
2019-10-22 10:51:44
조회수
1544

지구청년 프로그램 체험 수기

이름

변예슬

연령대

20대 중반

지원 당시 연령대를 기재(초중후반으로 기재)

참여 프로그램

에너지 기구 인턴(신재생에너지기구)

활동 기간

[6개월] 201311-20145

활동 지역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

지원 경로

 

 

 

<인턴십 활동 업무>


2013년 당시 외교부의 지원을 받아 국제 신재생에너지기구 (이하 IRENA)Country Support and Partnerships 부서에서 6개월간 인턴업무를 하였습니다. IRENA는 전통적인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 활동 탈피 및 기후변화 대비 에너지 안보 증진을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기구이며, 제가 속하였던 부서는 IRENA의 신재생 에너지 관련 프로그램에 개도국의 참여를 돕고 각 국의 특정한 에너지관련 수요를 분석하는 일을 많이 하였습니다. IRENA에서의 업무는 저에게 있어 두 번째 국제 인턴십 경험이었으나 당시 일반적 수준의 업무 문화와 국제기구의 업무 특성을 파악하는데 여전히 미숙하였던 저에게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 중 추후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 도움이 되었던 대표적인 세 가지 흥미로운 경험을 아래에 요약하였습니다.

  

- 대단위 규모의 회원국 총회 참여 : IRENA에서는 일 년에 한 번씩 회원국 연합 규모의 ConferenceAssembly를 개최하는데 이를 통하여 국제기구의 총회 진행 방식, 회원국 모두 발언과 이를 통해 노출되는 외교적 이해관계, 공여국을 대상으로 하는 기구의 한 해 예산과 성과 발표와 같은 중요한 의제들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사기업이나 국내 공기업과는 다른 국제기구만의 리포팅 방식을 미리 경험해봄으로써 인턴십 이후 국제기구에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던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굵직한 회의 외에도 전시나 홍보의 이벤트 등을 통하여 다양한 국제 에너지 관련 기관들을 만나볼 수 있었고 관련 연구 및 각 국가들의 에너지 정책 등을 관심 있게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인턴십을 통하여 실제 중요한 업무에 직접 참여하는 인턴분도 계시지만, 저와 같이 업무 분위기를 익히고 새로운 주제들을 공부하는데 대부분의 인턴십 기간을 보내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직원들에 비해 업무책임감이 더 크지 않은 이 시간을 통해 본인이 흥미롭게 접한 주제들을 공부하고 기구의 분위기와 업무 문화를 익히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인턴십을 훌륭하게 완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주요 업무 용어 습득 및 업무흐름 파악 :  업무 시 사용되는 영단어들이 내포하고 있는 기술적 개념에는 미숙하였던 당시 저에게 인턴십 기간 동안 접하였던 용어들은 추후 국제기구에서 커리어를 쌓아가는 데 기초 토양이 되었습니다. 타임라인에 맞추어 완성보고하기로 되어 있는 성과물을 말하는 deliverable, 기술적제도적 지원을 받는 국가 (보통 개발도상국)가 주체적으로 프로젝트를 시행해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트레이닝을 일컫는 capacity building, 지원 프로그램 종료 후 지원을 받은 국가의 행정입법재정 시스템 내에서 후속 프로젝트의 실행이 지속가능하게 자리 잡도록 돕는 과정을 총칭하는 institutionalization 등이 그 예입니다. 비록 인턴십 수행 중에는 그 개념들을 온전히 파악하지 못하여 애를 먹기도 하였지만, 이후의 직장에서는 한 번씩 접해보았던 다양한 업무용어들을 먼저 파악함으로써 저에게 주어진 지시사항들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 다양한 사람들 및 업무 스타일에 대한 이해 증진 : IRENA에는 다양한 문화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일하는 곳이기 때문에 IRENA에서 겪었던 업무 및 업무 후 사교의 경험들은 외국인 비율이 높은 UAE에서 인턴십 이후 새롭게 일을 시작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인턴십 종료 후의 커리어>

- 아랍에미레이트 현지 환경컨설팅 회사 (Nehlsen Middle East Environmental Consultancy) : IRENA 인턴 종료 후, 곧바로 현지 환경컨설팅 회사에 Environmental Engineer로 취업하게 되었으며 담당 업무는 Waste Management Consulting 서비스였습니다. 클라이언트는 주로 큰 사업 규모를 갖추고 매년 일정량 이상의 폐기물을 배출하는 건설토목사, 학교, 관광, 호텔 등의 사업장들이며, 이들의 사업 라이센스를 주기적으로 갱신하기 위해 배출되는 폐기물의 양과 종류 등을 아랍에미레이트 환경법에 따라 감사 (auditing)하고 폐기물 절감 전략을 세우는 일들을 컨설팅해 주었습니다. 이러한 컨설팅 업무에는 통계, 데이터 분석 관련한 문서 업무 뿐 아니라 아랍에미레이트 내의 대규모 건설현장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을 감사하기 위한 현장 조사 업무도 포함되었습니다.

-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 리서치펠로우 포지션 (총 근무년수에 제한이 있고 단독으로는 연구책임자가 될 수 없는 연구직)으로 산림복원과에 소속되어 국내 대규모 산불피해지 복원경과 모니터링, 백두대간 훼손지 산림복원 가이드라인 연구제작, 및 각종 GIS 공간정보 수집 작업을 하였습니다. 전국 산림지로의 필드출장 경험과 산림 모니터링 기록 및 수집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 유엔식량농업기구 (FAO) : 개발도상국에서의 산림훼손 및 손실을 방지하여 훼손된 산림으로부터 배출되는 온실기체의 전지구적 총량을 줄이기 위한 UN-REDD 프로그램에 소속되어 Programme coordinator의 포지션으로 몽골 REDD 프로그램의 FAO 업무를 총괄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UN-REDD 프로그램은 세 곳의 국제기구 (FAO, UNEP. UNDP)가 프로그램이 시행되는 국가에서 한 팀으로 일하는 유엔연합 프로그램으로써, 각 기구가 맡은 업무가 분화되어 있었는데 주로 기술적이고 산술적인 연구 업무를 맡은 FAO 업무를 몽골 프로그램에서 총괄하게 되었던 저는 분기별 업무계획을 짜고 예산을 세부 활동별로 분배하는 등의 전반적인 programme management의 업무를 포함하여 산림훼손지로부터 배출되는 온실기체를 모니터링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일정기간 동안의 배출총량을 UNFCCC에 보고 하는 기술적인 일에도 참여하였습니다.

 

<국제기구 인턴십을 준비하는 후배분들에게>

인턴십을 여러 차례 하게 되는 것은 진로과정에 있어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저의 경우 인턴십을 두 차례 한 경험이 있고 이 후 얻은 몇 차례의 직장이 불안정하였거나 근무년수가 제한된 포지션이었기에 당시 안정된 직장을 갖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멀게 느껴져 답답한 마음이 종종 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인분들 중에 인턴십을 그보다 더 많이 한 이후 정식 직장을 잡게 되는 경우도 여럿 보았습니다. 베이비붐 시대에 비해 직장을 잡는 연령이 높아졌고 글로벌 취업문화인 글로벌 노마드라는 신조어가 있는 만큼, 적어도 국제기구 취업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정식 직장을 잡기까지의 기간을 너무 제한하여 보지만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 (FAO)에서 일할 당시 채용하는 입장에 있어 보았고 채용과정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는데, 실제 국제기구 채용기관에서는 인턴십을 여러 차례 한 경력서를 결코 부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조급한 마음을 갖기보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모든 기회를 감사하고 열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본인이 원하는 보다 오래일할 수 있는 자리의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일관되게 쌓아온 전공이나 역할보다 중요한 것은 경험과 스킬의 적절한 조합입니다

저의 경우 학부에서 철학과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뒤 대학원에서는 환경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하여 폐기물 배출 컨설팅, 산림복원 모니터링 등의 다양한 업무를 하였습니다. 경력서를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저에게 항상 드는 걱정이 있었다면 채용기관에서 저의 업무경험을 일관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업무 지식이나 기술이 미숙한 지원자로 간주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에 와 돌아보니 중요한 것은 인턴십을 포함한 각 커리어 단계를 거칠 때마다 자신이 습득한 기술과 경험이 현재 지원하고자 하는 포지션에서 요구되어지는 업무 사항에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지원서 (주로 Cover letter)에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이었습니다. 지원서를 쓰는데 중요한 스토리텔링 능력은 다양한 지원서를 가능한 많이 읽어보고 참고함으로도 키울 수 있습니다. 서술적인 장문의 표현보다는 간략하지만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데이터를 제시하여 본인의 스킬과 그에 따른 성취도를 강조한 지원서가 좋습니다.

 

인턴십 기간동안 본인을 통해 나타나는 국가 이미지를 늘 생각합니다

인턴십의 길지 않은 시간동안의 근무라도 그 기간 동안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를 얼마나 성실히 완성도 있게 제출하는지, 직장 내에서의 사소한 충돌이나 개인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공적으로 성숙하게 해결하는지 여부가 본인에게 돌아오는 업무평가 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에 대한 다른 이들의 인식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한 사람의 업무 평가를 통해 전체적인 국가의 이미지를 상정하는 것은 실은 부당한 일이지만, 실제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방식에 의해 고의적, 무의식적으로 국가 이미지를 보기도 합니다. 인턴십 기간을 자신의 경험과 능숙도를 쌓아가기 위한 기회로 최대한 활용하고자 노력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을 향한 평가와 국가의 이미지 또한 긍정적으로 주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추후 요구되는 경험담 및 준비과정을 후배들에게 적극 공유해주세요

대한민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인턴십을 수행할 기회를 얻게 되면 인턴십 종료 후 지원기관에서 지원절차, 경험담 등의 내용이 담긴 종료 보고서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보통 국제기구 인턴십은 많은 경우 무급원칙을 정해놓고 있는데, 우리나라 정부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았고 또 많은 지원자들을 제치고 기회를 얻은 만큼 본인에게 요구되어지는 자료의 제출에 적극 임해준다면 인턴십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또 구체적인 정부 데이터로 쓰이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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