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move 해외진출 지원 - 일본 쥬가이 제약

등록일
2017-05-22 21:19:30
조회수
2297

제목 : 하려는 자에게 길이 보인다

쥬가이 제약(中外製薬) 임상개발직 / 이예섭

또 하나의 길 

대학을 마친 후, 늦은 나이로 현역 육군에 입대한 나는, 제대 후의 진로를 바로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마음이 늘 편치 못 했다. 생명공학 전공을 살려 진로를 정하고 싶지만, 대학원 진학과 취업 사이에서 망설이며,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 하는 상태였다.


그러던 중 한국무역협회에서 주관한 “일본 취업성공 전략 세미나”에 대한 공고를 보고, 휴가를 받아 참가했다. 부전공인 일본어를 취업과 연관지어 생각하지 못했던 나에게 또 하나의 길이 열린 기분이었다. 왜 일본에서 글로벌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 무엇이 필요하고 준비해야하는지, 현실적인 조언을 들으며 취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 후 이어진 3일간의 취업 선택 프로그램은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한/일 기업 문화의 차이, 채용 과정의 흐름 등 일본 취업을 위한 방법에 대해 현지 전문가가 직접 와서 열띤 강연을 들었다. 
부대에 복귀해서 돌아온 나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하나 더 주어졌다. 일본 취업!

안 된다고 생각하기 전에 일단 해보자


한국 무역협회와 일본의 취업 사이트 마이나비가 공동주관하는 취업 합동면접회가 7월 초에 예정되어 있어, 당장이라도 준비를 해야했다.  여러 회사들 중에서 관심 있는 ‘화장품’ 과 ‘제약’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하였다. 그 중에서도 꼭 가고 싶었던 기업이 바로 ‘쥬가이 제약’이었다. 글로벌 제약 회사 “로슈 그룹”의 일본 자회사로, ‘바이오 의약품’에 주력하고 있어 대학 전공을 활용하기에 최적의 회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학교를 마친 상태이고, 군인으로서는 원하는 회사, 직종을 위한 경험을 쌓는 일 등 소위 말하는 ‘취업 스펙’을 바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다만 현재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업 및 직무 분석”과 “이력서 및 적성시험의 준비” 였다. 한국과 다른 이력서 작성법을 위해 일본 친구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서류 전형 이후에 있을 적성시험은 인터넷을 이용하여 유형을 찾아보고 서적을 구매하여 틈틈히 계속 준비했다.  

기업 연구를 위해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모으는 동시에, 관련 업계에 관한 뉴스나 정보를 스크랩 하며, 내가 이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다른 회사가 아니고 왜 이 회사인지 등에 대해 스스로 계속 질문을 하며 면접을 준비했다.

그렇게 첫 번째 관문, 서류전형은 통과했다.

첫 면접, 경험이 없을 때가 더 용감하다


한국 기업들의 공채가 시작하기도 전에, 인생 첫 면접을 맞이하였다. 서류 발표가 나고 일주일만에 있는 면접이어서 아무리 연습을 해도 부족한 느낌이었지만, 열심히 준비하며 달려온 나를 믿고, 일본행 티켓을 위해 도전했다. 이력서 작성 및 면접을 위해 찾았던 회사에 대한 자료들과 회사의 주력 의약품에 관한 정보를 총 500페이지가 넘는 2권의 책으로 엮어서, 면접장에 들고갔다.


면접은 자기 PR로 시작되었다.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과 내가 맞는 부분을 잘 어필할 수 있는 장점으로, “스스로 방법을 찾아 도전하는 정신”에 대해 말하며, 면접까지 오게 된 준비 과정을 말했다. 준비해간 2권의 책의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며, 왜 이 회사를 지원하게 되었는지까지 연관지어 나의 PR시간을 마쳤다.  

뒤이은 면접은 놀랍게도, 나의 ‘스펙’에 관한 질문은 전혀 없었다. 다만 내가 어떤 사람이며, 이 회사와 직무에 맞는 사람인지에 관한 인성 질문이 주를 이루었다. 의약품에 관한 전문지식에 관한 질문이 나올까 걱정하던 불안감은 씻은 듯 사라지고,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보였다.  

면접이 있고 2일 후, 바로 연락이 왔다. 다음은 일본이다!

물러설 곳은 없다


2주 후에 동경의 본사에서 2차 면접 및 임원 면접이 실시됐다. 실무진과 임원진 앞에서는 “의욕”만 가지고 합격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직무 분석에 최선을 다했다. 쥬가이 제약만의 기술, 차별화된 점 등을 정리하여, 읽고 또 읽으며 면접 준비를 하였고, 어렵게 부대로부터 국외 여행 허가를 받아서 면접에 임할 수 있었다.  

1차 면접 때와는 다른 긴장감으로 실무진의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졌다. 심지어 전문성을 필요로하는 직무이기에, 모든 사원들이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왔다. 규정상의 학력 제한은 없지만, 현재까지 합격한 내정자들도 모두 석사 이상인데, 과연 그들에 맞춰서 따라올 수 있겠냐는게 질문의 요지였다. 외국인인데다, 학력까지 부족한 상황이라 순간 좌절감이 느껴졌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내가 쥬가이 제약을 택했는지, 서류 및 면접 준비를 하며 조사했던 회사에 관한 정보들과 더불어 내가 자신있는 분야들에 대해 어필을 했다. 비록 석사 학위는 없지만, 좋은 성적으로 졸업한 학부를 비롯하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일본어를 습득할 수 있었던 자세, 그리고 글로벌 기업으로서 필수인 영어실력에 대해서까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내놓았다.  

뒤이어 임원진 면접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었던 나였기에 오히려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내가 준비해온 것들을 떳떳하게 설명했다.  

다음 날, 귀국 후 부대로 돌아와서, 시간이 조금 걸릴거라는 인사부 직원의 말을 되내이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메일을 확인해보았다. 저녁 늦은 시간이었지만, 메일 한 통이 와있었다. “임상개발본부장님을 비롯한 모든 면접관들의 만장일치로 합격되셨습니다. 내년 4월부터 쥬가이 제약에 꼭 입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답변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라고 적혀있었다.  

전역 후에 돌아갈 곳이 없었던 나에게, 가야할 곳이 정해진 순간이었다.

하지 않는 자에게는 핑계가, 하려는 자에게는 방법이 보인다

군복을 입고 부대 안에 있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처음부터 나의 한계를 정해버렸다면, 지금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創(そう)造(ぞう)で想(そう)像(ぞう)を超える(창조로 상상을 뛰어넘다)”라는 모토로, 새로운 신약의 “창조”를 통하여 난치병 치료에 대한 “상상”을 뛰어넘겠다는 쥬가이 제약의 정신과 같이, 취업을 단순히 꿈과 같은 “상상”이 아닌, 나의 노력과 의지에 의해 새로운 길로 “창조” 하여 개척해냈다. 

모두가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길이 있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다.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않고, 언제나 눈과 귀를 열고 주변을 둘러본다면, 모든 것이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 취업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모두 필사적으로 취업난을 이겨내기 위해 뛰고 있을것이다. 여기서 이기는 사람은 “발로 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취업은 “아는 만큼” 얻을 수 있는 것같다. 언어와 능력이 갖춰져 있다면,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는 영역이다.


혼자서 뛰어다닐 필요는 없다. 해외취업을 지원해주는 센터들도 많이 있고, 내가 참여한 해외취업박람회 등을 이용하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좀 더 넓은 시야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하려하면 방법이 보일 것이다.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