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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박진 장관 이임사 (1.10.)

작성일
2024-01-10 16:21:57
조회수
4221



존경하는 외교부 동료 여러분,

그리고 해외에서 고생하시는 재외공관원 여러분,


저는 오늘 제40대 외교부 장관으로서

20개월 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납니다.


2022년 5월 12일 이 자리에서

취임사를 한 것이 바로 엊그제 같습니다.


지난 20개월 동안 우리 외교부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목표인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 기조 하에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대한민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습니다.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 모두 하루도 쉬지않고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본부, 재외공관, 그리고 산하기관이 합심해서

모든 역량을 결집해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본부와 재외공관 모든 직원들의

지난 20개월 간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장관 취임식 당시,

직원 여러분들께 업무의 모든 면에서

국민과 국익을 위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줄 것을 당부한 바 있습니다.


일반 국민들에게 외교라는 분야는

생소하고 거리감 있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원이 부족하고 대외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은

먹고사는 문제인 ‘경제’와

죽고사는 문제인‘안보’모두

그 중심에 ‘외교’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저는 우리 외교부가

국민들의 삶을 어떻게 더 편안하게 만들 수 있을지,

국민들의 경제 활동을 어떻게 더 잘 지원할 수 있을지,

그리고 국민들에게 외교가 어떻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할 것을 당부드렸습니다.



그 결과 지난 20개월 동안 우리는

많은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지난주 신년사에서 지난 20개월 간의 외교성과들을

자세히 언급한 만큼, 오늘 이임사에서는

특히 국민들께서 몸소 체감할 수 있는

성과들만 언급하고자 합니다.


먼저,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켰습니다.

작년 4월에는 수단 무력 충돌 사태에서

우리 국민 28명 전원을 안전하게 구출했습니다.


작년 10월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무력충돌 사태시 군 수송기를 선제적으로 투입하여,

우리국민 163명의 안전한 귀국을 지원했습니다.


위험한 가자지구 전황속에서

7개월된 갓난아기가 포함된 우리국민 일가족 5명을

이스라엘, 이집트, 카타르 등

관련국들과 긴급 협의를 통해 가자지구에서

성공적으로 철수시키는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청년들의 해외진출 기회를 넓혔습니다.

우리 2030 젊은 미래세대들이

상대국을 직접 체험하며 견문을 넓힘으로써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였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총 9개국과

청년 교류를 활성화하는 문서를 개정하고

신규 체결했습니다.


미국과는 연간 2,500명, 영국과는 연간 5,000명,

캐나다와는 연간 12,000명, 네덜란드와는 연간 200명 등

우리 청년들이 해외에 체류할 수 있는 기회가

대폭 확대되었습니다.


그리고 700만 재외동포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작년 6월에는 외교부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

재외동포 전담기구인 재외동포청이 신설되었습니다.


재외동포청 출범으로 우리 정부는

700만 재외동포를 원스톱으로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외교의 중심을 경제에 두고 뛰었습니다.

외교를 통한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통령께서는 대한민국 영업사원 1로로서,

저는 외교부 영업사원 1호로서,

그리고 167개 재외공관의 공관장들은

현지 영업사원 1호로서 열심히 뛰었습니다.


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경제안보 외교를

활발히 펼쳤습니다.


일자리 창출과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미국, 유럽, 중동 등으로부터 총 862억불, 우리돈으로는 약 112조에 달하는 투자 약속과 MOU 및 계약을 맺었습니다.


외교장관으로서 해외 순방시에는

현지에 진출한 우리 공장들을 방문하여

고급기술 인력 관련 비자 발급, 통관 지연 등과 같은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했습니다.


작년 4월 인도 첸나이를 방문했을 때는

우리 자동차 공장의 생산라인을 직접 방문하고

기업 지원 방안을 토의했습니다.


작년 5월 말레이시아 방문 시에는 안전모를 쓰고

우리 기업이 시공 중인 초고층 빌딩‘메르데카 118’ 건설 현장의 꼭대기층인 118층을 방문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작년 8월에는 멕시코 중부 푸에블라에 위치한 우리 기업의 자동차 강판 제조 공장을 방문하여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였습니다.


그리고 외교를 통한 우리 국민의 안전과

한반도 평화의 기반을 강화하였습니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님 미국 국빈 방문시에는

미국과 워싱턴 선언을 발표하고

핵협의그룹 창설을 통해

북한의 핵위협과 미사일 도발을 막기 위한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했습니다.


북한의 안보 위협이 전례없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한미 동맹을 통한 우리의 대응능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함으로써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기여하였습니다.


유사시 북한 전력을 강력하게 압도할 수 있는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수시로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미 전략자산의 가시성 증진은

7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을 뒷받침하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님의 대승적 결단으로

한일 관계의 완전한 정상화가 실현되었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해제되었고,

지소미아가 정상화되고,

양국간 통화스와프도 재개되었습니다.

글로벌 복합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과 일본 양국간 협력도 재가동되었습니다.


양국간 셔틀외교가 복원되어 7차례 정상회담과

6차례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양국간 신뢰가 회복되었습니다.


양국 국민간 민간 교류도 재활성화 되었습니다.

작년 총 1천만 명 이상의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했는데, 방문 1위 국가는 일본으로

일본인 관광객들이 3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일본 방문객

국가별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4명 중 1명은 한국인이라고 합니다.


한미 동맹 재건과 강화, 한일관계 완전한 정상화는

한미일 협력 강화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8월 외교사적으로 세계사적 의미를 가지는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열리고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정신, 그리고 협의 공약 등을 통해서 3국간 체계적인 협력을 제도화 하였습니다.


그동안 우리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외교 분야가

국민으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을

여러분들이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외교는 정부 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범정부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외교부로서는 최초로 2022년에 최우수상을,

작년에는 국방부와 함께 2년 연속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모든 성과들은 다름아닌 여러분들의 공입니다.


아쉬웠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민관이 한팀이 되어 노력했던

2030 세계박람회 유치에는 애석하게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전방위 유치활동을 통해서

글로벌 외교망을 확대하고 공급망을 다양화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졌습니다.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ODA가 작년대비 40% 확대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인건비, 재외공관 직원주택 임차료,

전지휴양과 저지대 요양 예산 등 직원들의 복지와

직접 관련된 예산도 과거에 비해 대폭 확대되었습니다.

다만, 고생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더 많이 따내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올해 외교부 사상 최초의 예산 4조원 시대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다만, 아직도 외교부 예산은

정부 전체 예산의 0.64% 정도 수준입니다.


외교부 예산이 적어도 정부예산의 1%는 되어야

선진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제 민의의 전당인 국회로 돌아갑니다.


입법부로 돌아가서는 외교부 예산 및 인력확대와

직원 복지 증진을 위해 더욱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 곁을 떠나는 장관으로서

우리의 가치 외교에 대한 저의 평소 생각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국가이익(national interest)을 실용적으로 추구하면서,

국제질서가 자유, 민주, 인권과 법치 등

보편적 가치(universal values)와 규범에 기반하여 우리에게 유리하게 발전하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위한

능동적인 외교전략(diplomatic strategy)을

펼쳐 나가고 있습니다.


국가이익, 보편적 가치, 그리고 외교전략이

서로 맥을 같이 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거시적으로 눈을 크게 뜨고 판단하면서 또한 미시적으로 세심하게 챙겨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 외교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이를 가능케 하는

능력과 열정을 갖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조태열 신임 장관님은 전문 외교관으로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

훌륭한 인품을 겸비한 분입니다.


앞으로 조 신임장관님의 리더십 하에

우리 외교부가 글로벌중추국가 비전 실현을 위해

일취월장 발전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글로벌 복합위기 시대의 우리 대한민국이 처한 외교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윈스턴 처칠은

“비관론자는 모든 기회에서 어려움을 찾아내고, 낙관론자는 모든 어려움에서 기회를 찾아낸다”이라 말한 바 있습니다.


저는 처칠의 말처럼,

여러분들이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국민과 국익, 그리고 우리가 믿는 가치를 수호한다는 목표를 흔들림없이 추구할 수 있는 능력과 열정이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1977년 만 20세에 새내기 외무사무관으로

청운의 꿈을 안고 공직생활을 시작한

저에게 있어서는 친정이라 할 수 있는 외교부에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되어 기뻤습니다.


지난 20개월 동안 총 38번 출장을 통해서 비행거리 약 54만km 이상, 지구를 열 세바퀴 가까이 뛰면서 땀방울을 흘렸습니다.


여러분과 함께한 시간들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겠습니다.


특히, 사명감 하나로 모든 열정을 바쳐서

지구촌 곳곳에서 일하던 젊은 직원들의 헌신이

가장 감동적이었으며 잊지 못합니다.


여러분들의 뜨거운 열정을 가슴에 안고 떠납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회에 가서도

계속 외교부를 지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건물의 위생과 청결을 위해

추울 때나 더울 때나 고생하신 청사 여사님들과

안전과 보안을 위해 수고해주신

방호관 여러분들께도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갑진년 푸른 용의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복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