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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동북아 평화번영과 한국의 역할 - 파리 정치대학 경연 (불어강연 국문본)

작성일
2006-02-09 10:10:03
조회수
4381


동북아 평화
·번영과 한국의 역할

       파리 정치대학 강연 (불어강연 국문본)


- 2006.2.6(월) 17:00-17:20 -

 

1. 모두말씀

 

□ Richard Descoings (리샤르 데스쿠엥) 총장님!

   Francis Verillaud (프랑시스 베리요) 부총장님, 교수님들 그리고 학생 여러분!


□ 평소 방문하고 싶었던 프랑스 지성요람인 시앙스포(파리정치대학)에서 대학생 여러분들과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함. 오늘 이러한 귀중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Descoings 총장님께 감사를 드림.


□ 현재 파리정치대학 재학생의 1/4 정도가 외국인 학생이며, 이러한 국제적인 교류개방파리정치대학1872년설립된 이래 지속적으로 추구해오던 목표라고 들었음.   또한 얼마전 파리정치대학이 한국학 과정개설하였다는 기쁜 소식을 접한 바 있음. 나는 여러분이 누리고 있는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교육환경이 바로 세계화시대리더를 키우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함.


2. 한·불 관계

 

□ 학생 여러분!

   금년은 한·불 수교 12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임. 이를 계기로 상호 이해를 심화하고 협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행사들이 있게 될 것임.


ㅇ 한국 국민은 프랑스에 대해 오랜 친구와 같이 소중하게 생각하고 친근감을 가지고 있음.

ㅇ 양국간 교역·투자 증대와 과학기술, 첨단분야에서의 실질협력이 날로 확대되고 있음.


ㅇ 한국인들은 프랑스 제품에 대해 호평을 갖고 있음. 프랑스는 품위 있고 예술적이며 섬세함의 상징이기 때문임.


ㅇ 까르푸, 르노, 로레알과 같은 프랑스 대기업의 이름들은 한국에서 이미 친숙해졌으며, TGV를 모델로 한 한국의 고속철도(KTX)는 한국인들의 일상생활에서 편리한 수단으로 자리잡았음.


3. 동북아 정세


□ 오늘 저는 “동북아 평화·번영과 한국의 역할”에 대해 설명 드림으로써 여러분들이 상호존중국제협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시야와 자세를 가다듬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되도록 하고자 함.


오늘의 동북아는 눈부신 경제성장과 풍부한 발전 잠재력을 바탕으로 유럽과 함께 세계의 발전을 주도해 나가는 역동적인 지역으로 변모하였음.


   - 2004년 한중일 3국이 세계 GDP의 17%, 세계인구의 25%, 세계무역량의 15%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발전 추세를 반영하는 것임.


ㅇ 동북아지역은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커지고, 역내 국가간의 관계증진으로 안정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왔음.

 

4. 한국의 비전과 위상변화


(한국의 비전)


□ 학생 여러분!

   한국은 동북아 지역내의 도전들을 극복하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 가고자함. 역내갈등대립해소하고 상호협력통합으로 나가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가고자함.


ㅇ 한국은 미미한 국력을 가지고 강대국간 틈바구니에서 희생되었던 과거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음.


□ 한국은 동북아의 협력이 개방적이고 열린지역주의를 지향해 나가도록 하고자함. 한국은 인접하고 있는 아세안과의 협력, 그리고 동아시아와의 협력으로 점차 협력 범위확장해 나가고 있음.


□ 한국은 안보적 측면에서 미국·일본이해를 같이하고 있는 반면,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 유럽과의 협력이 급속히 발전되어가고 있음. 이와같은 안보경제적 이해관계가 상충되지 않고 호혜적 협력의 방향으로 나가도록 현명하게 관리하는 것이 동북아 시대의 비전을 실현해 가고자하는 한국의 핵심과제임.


ㅇ 이에 비추어 볼 때 동북아 국가들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치를 공유하는 가운데 역내 갈등을 해소하고 평화의 질서를 함께 관리해 나갈 수 있는 다자안보협력체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함.

 

(한국의 위상변화)


□ 세계화와 정보화 시대를 맞아, 한국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 국가로 성장하였음.


ㅇ 첫째, 한국은 “소프트 파워”를 가진 국가임. 한국은 수준높은 인적자원, 정보통신기술, 정부의 정책조정 능력, 문화적 저력과 같은 소프트 파워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나라임. 한국은 지식산업과 아이디어를 통해서 국가발전과 역내협력을 계속 선도해 나갈 것임.


ㅇ 둘째, 한국은 “교량적 역할”을 하는 국가임.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을 연결하고 선진국과 개도국간에 가교역할을 하는 나라임.


ㅇ 셋째, 한국은 “국제협력을 지향”하는 국가임. 한국은 지난 30여년 짧은 기간동안 민주주의경제발전동시이룩함. 한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국제사회의 지원에 힘입어 오늘날의 한국을 이룩한 발전의 경험을 개도국공유하며 유엔국제사회에서 기여를 계속 확대해 나갈 것임.


   -  한국정부는 60여년전 정부수립과 전쟁의 폐허를 딛고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유엔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와 긴밀한 협력을 받아왔음. 한국은 유엔의 이념이 성공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임. 이러한 유엔과의 특별한 유대관계로 한국은 세계 그 어느 국가보다도 유엔에 대해 애정과 신뢰를 가지고 있음.

   -  우리는 그간 축적해온 개혁과 혁신경험이 유엔의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데 의미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봄.  한국정부는 우리의 개발과 민주화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유엔사무국의 수장 후보제시를 비롯하여 21세기형 유엔을 만들어 가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층더 강화해 나가고자 함.


5. 주요 추진과제


□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과제들을 소개하겠음.


(북핵문제와 평화 체제구축)


□ 첫째, 북한 핵문제는 지난 20여년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국제 비확산체제에 대한 위협이 되어왔음.


ㅇ 한국은 지난 2년간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온 결과 6자회담을 통해 작년 9월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목표를 담은 공동성명이 채택됨으로써 북핵문제를 관리해 나갈 수 있는 단계로 돌입하였음.


ㅇ 최근 북한의 위폐 등 불법행위문제로 후속회담 개최가 잠시 지연되고 있음. 6자회담이 조기 재개되어 북한이 핵 포기를 실행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지원하에 개방개혁의 길로 들어서게 되기를 기대함.

ㅇ 앞으로 북핵문제가 구체적인 해결의 길로 나아가게 되면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협상도 별도로 개시될 것임.


(남북관계)


□ 둘째, 한국정부는 북한과의 화해·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분단으로 인한 장애를 극복하고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이룩하고자 노력하고 있음.


ㅇ 한국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관계 진전을 조화롭게 병행 추진함으로써, 민감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오고 있음.


   - 남북한간 경제협력과 인적 왕래도 꾸준히 증가되고 있음. 북한의 대외무역의 ⅓이 남북한간에 이루어지고 있고, 휴전선 북쪽 인근에 설치된 개성공단에서 한국의 기업과 북한의 노동력이 합작하여 제품을 생산하고 있음. 이는 상호 신뢰구축 뿐만 아니라 북한의 개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봄.


(한·미관계)


□ 셋째, 한·미동맹은 냉전기간동안 유럽의 NATO 체제와 같이, 한반도에서의 전쟁 재발억지함으로써 동북아안정평화지속시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음.


   - 한국은 미국과의 장관급 전략대화 채널을 지난달 가동시킴. 한·미 양국은 당면현안 문제뿐만 아니라 중장기적 이슈에 관해 폭넓은 협의를 할 수 있는 채널을 가짐으로써 동북아의 평화질서발전시켜 나가는 원동력이 되도록 할 것임.

(주변국관계)


□ 넷째, 한·일관계는 과거 일본의 식민지배에서 비롯된 여러 가지 어려움을 안고 있음. 한편 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한 이웃으로서 동북아시아의 평화번영건설해 나가는 데 불가분협력관계를 갖고 있음.


ㅇ 그러나, 최근 일본이 정치적, 군사적 역할의 확대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일본사회의 보수·민족주의적인 움직임들과 맞물리면서 과거 역사문제를 둘러싸고 한국·중국과의 갈등대립이 부각되고 있어 우려됨.


ㅇ 과거의 역사로 얼룩진 동북아에서는 지도자들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이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관계의 구축과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필수적임.


   - 다행히 한·일 양국간 700억불 규모의 교역 등 긴밀한 경제관계, 점증하는 사회·문화교류, 하루 1만명이상의 인적왕래와 특히 청소년간 교류가 증대되고 있어 양국관계 미래가 비관적인 것은 아님.


□ 다섯째로, 한국은 중국러시아와의 실질 협력관계를 확대시키고 있고,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동북아의 공동번영을 추구함에 있어서 상호이해목표가 일치하고 있음.


ㅇ 한·중 양국은 수교 13년만인 작년 교역 1천억불을 달성하고 작년 440만명의 인적교류를 기록하는 등 급속한 관계발전을 이룩함.

러시아도 극동지역 개발 여건을 조성하고 동북아 지역에서의 입지 확보를 위해서 역내 세력균형과 다자차원의 협력을 우선시하고 있음.


(동북아경제권)


□ 여섯째, 한국은 동북아에서 외국기업들이 사업하기 좋은  경제적 거점조성하고 있고, 각종 협력사업 추진을 통해 동북아공동 경제권조성촉진하고자 함. 


ㅇ 한국은 금융, 물류, IT, 관광의 허브(hub)가 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동북아에서 유망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도록 해 나갈 것임.


6. 유럽의 통합과 협력의 사례 활용


□ 학생 여러분!

   EU 통합사례동북아평화공동번영시대가 실현가능성에 대해 확신시켜주고 있음.


ㅇ 특히 프랑스 지도자들이 전쟁이후 반목과 상호불신을 극복하고 화해협력을 통해 유럽의 공동번영과 통합질서를 이끌어 내는데 선구적 역할을 한 것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음.


ㅇ 또한 탈냉전이후 유럽국가들이 다방면의 안보를 튼튼히 하기위해 발전시킨 OSCE는 동북아 안보협력의 제도화를 추구하는 한국에게 좋은 모범이 되고 있음. 한국은 OSCE와의 협력확대하고 다자안보협력의 경험을 동북아에 적용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함.

7. 결  어


□ 학생 여러분!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가는 길은 멀고도 긴 여정일 것임. 동북아를 둘러싼 새로운 기회를 지혜롭게 활용하는 한편, 유럽의 경험을 살려 새로운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해 갈 때 동북아의  공동체 시대가 전개될 수 있을 것임.


동북아 지역에서도 국가발전과 국제협력을 조화시켜나가는 지도자들이 많이 나와, 공동가치에 바탕을 둔 동북아의 평화공동번영을 향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게 되기를 기대함.


□ 끝으로 학교입구에 여러분들이 가장 애용하는 만남의 장소를 “pe'niche(페니쉬 : 큰 나룻배)” 라고 부른다고 들었음. 나는 이곳에서 만나 공부하고 토론하는 여러분들이 중심키를 잡고 세상을 이끌어나가는 인재들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음.

 

   - 이곳에 있는 훌륭한 학생들이 국제협력의 “pe'niche”통해서  동북아와 유럽간 협력을 위해 보다 적극적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함.


   - 학생 여러분들이 끊임없이 연마하여 지구촌의 밝은 미래를 실현해 가기를 기원드림. 열심히 청취해 주어서 감사함.


                                                                        /끝/